양국의 A매치가 열린 오클랜드 매카피 콜리세움은 메이저리그(MLB)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미식축구(NFL) 오클랜드 레이더스가 함께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야구와 미식축구에 이어 축구 경기까지 세 종목을 치러내는 등 다용도로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김재박 현대 감독이 상암 월드컵 경기장을 축구장으로 변형시켜 야구와 축구 경기를 동시에 열자는 제안을 했다가 축구팬으로부터 강한 반발을 산 바 있다. 야구팬도 이에 질세라 김재박 감독을 옹호하면서 양 측은 인터넷 공간에서 설전을 벌이며 대립을 빚기도 했다.
하지만 실용주의의 나라 미국에서는 이런 일이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 듯하다. 매카피 콜리세움의 한 관계자는 "야구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경우 시즌이 겹쳐 미식 축구 일정을 바꾸는 것 외에는 큰 불편이 없다"고 밝혔다. 미식 축구 시즌이 끝나면 잔디를 부분적으로 걷어내 내야에 흙을 얹고 마운드를 만드는 방식으로 간단하게 운동장을 변형해 사용한다는 것이다.
야구장은 축구장보다 더 큰 공간을 차지하기에 상암 월드컵 경기장을 당장 야구장으로 변경해 다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여러가지 문제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국토가 좁은 한국에서는 야구와 축구를 다목적으로 겸할 수 있는 구장의 건설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야구계의 숙원이기도 한 돔구장 건설의 경우 축구와 야구를 동시에 개최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다면 경제적 효용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야구장에서 축구를 한 선수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부분적으로 관중석에서 경기장까지의 거리가 멀기는 했지만 김동진은 "잔디 상태가 아주 좋았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운재는 "여기서 축구를 하는 순간만큼은 이곳이 축구장이다. 고등학교 때도 사직 야구장에 축구를 한 경험이 있다"며 개의치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