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월드컵 축구대표팀은 16일 낮 12시 반(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메모리얼 콜리시엄에서 북중미 맹주 멕시코와 전지훈련을 결산하는 마지막 평가전을 갖는다. 멕시코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위로 2006 독일 월드컵에서도 1번 시드를 받은 강호. 멕시코는 우수한 개인기량과 조직력을 보유한 팀으로 한국(세계 31위)이 2006월드컵 본선 G조에서 맞설 프랑스.스위스.토고의 장점을 조금씩 맛볼 수 있는 상대이다.
멕시코전은 아드보카트 감독의 부재에 따른 핌 베어벡 대행체제에서 최저예 멤버로 세계수준의 팀과 어느 정도 상대할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일전이다. 감독도, 유럽파도 없는 가운데 멕시코를 격파한다면 아드보카트가 돌아오고, 박지성.이영표가 가세할 한국축구의 위력은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기에 충분하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멕시코와의 평가전에는 국내외 언론의 관심도 뜨겁다. 15일 멕시코가 훈련을 한 메모리얼 콜리시엄에는 미국의 스포츠 매체 ESPN을 비롯해 멕시코.엘살바도르 기자 등 100여명이 넘는 취재진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한국이 이번 전훈기간 동안 치렀던 크로아티아.덴마크.코스타리카전 등에선 경험해 보지 못한 열기였다.
그만큼 태극전사 개개인으로서도 이번 멕시코전이 자신의 진가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한국축구와 자신의 이름을 알리려면 이회택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의 말처럼 확 달라져야 한다.
16일 멕시코와의 해외전훈 마지막 수능을 앞둔 한국 축구대표팀이 15일 LA 인근 홈디포센터에서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LA=연합
이회택 부회장은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멕시코전을 통해 박주영(21) 이천수(25) 이동국(27) 등 대표 선수들에게 환골탈태 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2001년 김남일이 체코에 0-5로 패할 때 실수도 많이 했지만 그 경기를 치른 후 완전히 다른 선수가 돼 있었다"며 멕시코와의 평가전을 포함해 2006년 독일 월드컵도 기량이 급성장하는 선수들이 나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부회장은 환골탈태하려면 `박지성의 근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처음 대표선수가 될 때만 해도 이렇게까지 크게 성장할지는 몰랐다. 한마디로 지칠 줄 모르는 야생마다. 근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이동국.이천수.박주영 등에게 박지성의 근성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어려운 자세에서도 좋은 슈팅을 하는 이동국의 능력은 아무에게나 있는 게 아니다", "수년 전만 해도 박지성보다 이천수가 훨씬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박주영은 지능은 물론 축구 감각까지 타고났다"고 이들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 이회택 부회장은 "보다 더 높이 날기 위해선 지금과 또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멕시코전은 박주영.이천수.이동국을 비롯한 한국 대표선수들이 이회택 감독의 바람대로 완전히 다른 선수로 알을 깨고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도약대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