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골프]‘10홀에 끝난 경기’ 타이거 우즈 9홀차 대승
`10번홀에서 끝나는 경기도 있는가.`
아무리 매치플레이라고는 하지만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31.미국)가 `1홀부터 9홀까지 내리 홀을 따내며 9홀차 대승`을 거두는 전무후무한 대회 신기록을 작성했다. 우즈 스스로도 "이런 대승은 생전 처음"이라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2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스배드의 라코스타&스파CC(파72)에서 벌어진 월드골프챔피언십시리즈 악센추어매치플레이챔피언십. 총상금 750만달러에 우승상금만도 130만달러에 이를 뿐만 아니라 첫판 64강전에서 탈락해도 3만5000달러의 상금이 지급되기 때문에 `별들의 상금 파티`나 다름없다는 대회다.
지난 19일 닛산오픈에서 감기 몸살로 3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기권했던 우즈는 언제 아팠냐는 듯 1회전 상대 스티븐 에임스(42.캐나다)를 맞아 무려 9홀차 압승을 거뒀다.
우즈는 첫홀에서 1.5m의 버디를 시작으로 가볍게 1업으로 앞서 나간 뒤 6번홀까지 `6홀 연속 줄버디 행진`을 펼치며 순식간에 6홀차로 질주했다. 지난주까지 세계랭킹 67위에 랭크됐던 에임스는 첫홀부터 보기를 범하며 전반 내내 우즈의 가공할 만한 버디행진에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에임스는 우즈가 파 세이브에 그친 7번홀에서 스스로 보기를 범하며 무너졌고, 8번홀에서 우즈가 7번째 버디를 낚아내며 8홀차로 앞서가자 `할말을 잃은 듯`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이후 우즈는 9번홀에서 에임스가 다시 보기로 주저 앉아 9홀차로 달아났고, 10번홀을 파로 비기면서 경기는 2시간만에 싱겁게 끝나고 말았다.
AP 등 외신은 우즈가 이날 `1~9홀까지 9홀차 대회 신기록`을 작성하자, 지난 1994년 아마추어 시절 퍼시픽노스웨스선수권대회 때 36홀 매치플레이 경기에서 상대 선수를 11번홀까지 10홀을 앞서는 대기록을 세운적도 있다고 보도했다. USA투데이는 우즈가 "땀 한방울 흘리지 않고 대승을 거뒀다"고 타전했다.
이밖에 세계랭킹 2위 비제이 싱(피지)은 그래미 맥도웰(잉글랜드)를 5홀차로 가볍게 따돌리고 2회전에 안착했고, 랭킹 3위 레티프 구센(남아공) 역시 폴 브로드허스트(잉글랜드)에게 5홀차 대승을 거둬 1회전을 가뿐하게 통과했다. 그러나 랭킹 5위 어니 엘스(남아공)는 62번 시드를 받은 노장 베른하르트 랑거(독일)에 1홀차로 져 다시 한번 초반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한편 스콧 버플랭크(미국)는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를 맞아 무려 6시간 동안 26홀까지치르는 대접전 끝에 간신히 2회전에 올랐다. `탱크` 최경주(36.나이키골프)는 첫판에서 로버트 앨런비(호주)에 2홀을 남기고 3홀을 져 3년 연속 1회전 탈락의 고매를 마셨다.
최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