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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순이 한혜진은 현대판 대장금’ 대서특필
대만에선 어디를 가든지 한국 스타를 쉽게 만날 수 있다. 버스 정류장에선 배용준의 휴대폰 광고가 눈에 띈다. 드라마 <굳세어라 금순아> 광고판을 단 버스가 거리를 달린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 로 중화권 톱스타가 된 전지현은 샴푸 모델이다. 차태현의 결혼 소식은 한국의 인터넷 사이트와 동시에 대만 신문에 대대적으로 다루어진다.
케이블 TV에선 한국 드라마를 경쟁적으로 방영하고, 팬들은 <대장금> 의 이영애 <풀하우스> 의 송혜교를 잊지 못한다. 2월 현재 최고 인기 한국 드라마 <굳세어라 금순아> 의 한혜진과 <열 여덟 스물 아홉> 의 유수영.박선영의 대만 방문 소식은 연일 매스컴의 주목을 끌었다. 대만 현지에서 직접 느낀 한류열풍을 집중 해부해 본다. 열> 굳세어라> 풀하우스> 대장금> 엽기적인> 굳세어라>
'겨울연가' 6회 재방영, 시내 어디에도 한류
●왜 한국 드라마에 환호하나
1998년 가수 클론에 의해 점화된 대만 한류는 2001년 케이블 드라마 채널 GTV에서 상영한 드라마 <가을동화> 가 3%대의 시청률(70개 이상의 유무선 채널의 시청률 경쟁으로 1%를 넘으면 대박)을 기록하며 영화 등으로 확산되었다.
대만 한류의 주축인 한국 드라마의 경우 현재 GTV와 비디오랜드 등에서 상시 방영 중이다. 이제 한국 지상파 방송 3사에서 제작하는 거의 모든 드라마는 방영이 종료되는 대로 대만으로 수출될 정도다. 2002년 <겨울연가> , 2003년 <올인> 에 이어 지난해 <풀하우스> 등이 인기를 끌었는데 <겨울연가> 는 무려 6회나 재방영됐고, 두 번째로 재방영된 <대장금> 은 음식, 한국관광 등 다양한 파급효과를 내며 신드롬을 낳았다.
그렇다면 대만 팬들은 왜 한국 드라마에 환호하고 빠져드는 걸까.
여행 사업을 하고 있는 대만 남성 강명성 사장(38)의 말이 답이 될 수도 있겠다.
"처음 한국 드라마가 들어왔을 때 화면 속 사람들이 실제로 밥을 먹고 있다는 점이 가장 놀라웠다. 그리고 대부분 맞벌이인 우리와는 달리 전통적인 아버지상이나 가족애 등을 발견하게 돼 절로 빠져들었다."
이렇듯 한국 드라마가 현실감 있는 내용과 전개로 대만팬을 사로잡았다. 여기에다 순수한 사랑을 보여준 <겨울연가> 배용준과 최지우, 궁중음식의 화려함을 곁들인 <대장금> 의 이영애, 사별한 어린 신부를 그린 <굳세어라 금순아> 의 한혜진 등 마니아층을 가진 한류스타들의 등장으로 하나의 문화코드가 되었다.
실제로 기자가 방문 중이었던 2월 중순의 타이베이 시내의 DVD판매점, 붐비는 한국식당, 편의점, 야시장, 버스광고 등 어디 가나 <겨울연가> <대장금> <굳세어라 금순아> 의 흔적을 맡을 수 있었다.
타이베이 시내에서 만난 현지 한국인 박성현 씨(33)는 지난해 한 레코드점에서 겪었던 <대장금> 의 인기를 소개했다. 30대 엄마 손을 잡고 온 여자 아이가 "엄마, 여기 대장금 있다"하고 큰소리로 외치며 DVD, O.S.T를 사달라고 하더란다. 대만 측 방송관계자의 설명도 비슷했다. "음식에 관한 한 `비행기와 자동차, 잠수함을 빼놓고는 모두 먹는다`는 중국인들의 자부심이 <대장금> 을 보고 나서는 `한국의 음식 문화가 그렇게 풍부한지 몰랐다`며 매혹당했다는 시청자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2월 현재 방영 중인 <열 여덟 스물 아홉> 은 나이 차이가 많은 남녀의 사랑이 10~20대는 물론 60~70대 노인들까지 빠져들게 한 경우다. 팬의 열렬한 성원에 힘입어 대만을 찾은 유수영.박선영은 요양 시설의 할머니들로부터 직접 초대를 받았을 정도다.
요즘 가장 인기 있는 한류 스타는 지난 1월 초 방송되기 시작한 <굳세어라 금순아> 의 한혜진. 거리의 시내 버스에 드라마 광고까지 실렸다. 각 언론들은 `이영애 바통을 이어받을 현대판 대장금`이라고 칭하며 그의 대만 방문을 한 면 전면을 할애해 소개했다. 어린 나이에 남편을 잃고도 아이를 키우는 일과 시부모를 정성을 다해 모시는 것 등이 모든 계층에 걸쳐 어필하고 있는 듯했다.
한국 영화·가요는 드라마에 비해 약세
●윈-윈으로 이어가야 할 한류 열풍
지난 17일 차태현의 결혼 소식은 한국의 인터넷 사이트와 거의 동시에 대만의 각 신문을 장식했다. 그것도 대만에서 1~2위를 다투는 일간지 <중국시보> 와 연예전문지 <대성보> 에 대서특필됐다. 기사의 내용은 " <엽기적인 그녀> 의 주인공인 차태현이 영화 밖에서도 다정남이었다"였다. 2002년 빅히트한 <엽기적인 그녀> 를 통해 대만은 물론 중화권에 한국 최고 스타로 우뚝 선 전지현.차태현의 인기를 새삼 확인하는 자리였다. 하지만 한국영화나 가요는 드라마에 비해 기세가 약한 편이었다. 대만인들은 할리우드 대작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는 탓으로 한국 영화는 주로 가정에서 감상한다.
가요의 경우 2004년 장나라의 가 대만 차트 10위권에 진입한 적이 있고, 지난 1월 말에는 비와 신예 가수 임정희가 대만 MTV 인기가요 차트 등 유명 차트에서 1위를 석권하기도 했다. 하지만 개런티 문제로 한국 가수 공연은 수년간 저조한 상태다. 비의 경우 드라마 <풀하우스> 의 덕을 많이 본 경우다. 대만 여성 왕린칭 씨(25)는 송혜교가 비에게 불러주었던 앙증맞은 <곰 세마리> 의 노래를 즉석에서 흥얼대며, 최근 아시아투어를 시작한 비에 대해 "비 너무 좋다. 노래도 잘하고 멋지다"를 연발했다.
대만 한류를 직접 체험하며 반한류에 대한 특별한 징후를 느끼지는 못했지만, 너무 일방적인 문화교류는 시간이 가면 `반한류` 같은 역풍으로 작용할 수도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문화에 대한 대만인의 사랑에 대해 우리도 일방이 아닌 쌍방이 교류하는, 예를 들어 한국과 대만 스타들이 같이 대중문화를 만들고 이끌어가는 `합류`(合流)를 만들어내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진정 `윈-윈`이 될 듯했다.
‘대만서 뜨면 중국·동남아서 뜬다’거부감 없는 외래 문화 흡수가 촉매제
- 대만 한류는 현재 진행형
한류스타의 소식들은 현지 매스컴을 통해 시시각각 시시콜콜 곧바로 전해진다. 중국인들이 자주 찾는 타이베이 시내 한국 식당인 `김이박`이나 `한림`에서는 <대장금> 포스터와 방송대본이 눈에 띄었고, 배용준과 손예진의 사진이 실린 영화 <외출> 의 포스터도 볼 수 있다.
대만 한류는 초기의 가요.드라마 위주에서 영화.패션.게임 등으로 확대되어 갔지만, 2006년 2월 현재로 보면 드라마가 큰 주류를 형성하고 그 뒤를 게임이 받쳐주고 있는 형세다. 나머지는 제한적인 수준이었다.
대만은 `한류허브`라 불릴 만한 지정학적 위치와 화교에 대한 영향력 때문에 주목 대상이다. 섬 중앙으로 북회귀선이 지나 북쪽은 동북아, 남쪽은 동남아에 속해 중국과 동남아를 연결하는 관문이기도 하다.
"대만에서 뜨면 반드시 중국과 동남아에서 뜬다"는 말처럼 대만은 중국과 화교권인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한 `테스트 마켓`이다. 한국 드라마의 경우 대만에서 불을 지피고 나면 홍콩.중국.싱가포르 등으로 퍼져 나간다. 같은 화교권으로 언어가 같고 수입시 중화권 판권까지 하나로 묶이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
이처럼 대만 한류는 한국 드라마.게임 등의 인기 열풍과 어우러져 지난해 157%를 성장한 미샤.더페이스샵 등 화장품을 비롯, LG.삼성 휴대폰, 현대자동차 등 한국제품에 대한 인식까지 바꾸어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문화 경쟁력이 진짜 경쟁력`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다행인 것은 반한류 분위기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 현지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김정환 씨(38)는 "대만 문화는 다른 나라 문화를 모두 흡수한다. 일본 점령기간이 길었지만 일본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 미국이나 서양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다. 시대에 따라 80년대는 미국차가 잘 팔렸는데, 90년대는 일본차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최근에는 현대 기아차의 판매가 점차 늘고 있는 게 보인다. 문화의 영향력이 상품을 잘 팔리게 하는 촉매제를 하는 나라가 대만이다"며 대만의 너그러운 외래 문화 수용성을 강조했다. 물론 "양국의 미래를 위해 쌍방향 교류를 확대하고 한국어 보급에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1992년 단교 이후 한류(韓流)...1998년 클론 콘서트 대성공 한류(韓流) 불붙여
―대만한류 점화한 클론
한류(韓流)와 한류(寒流), 중국어로 두 단어의 발음이 똑같다. 지금까지 한류(韓流)라는 신조어는 1997년 드라마 <사랑의 뭐길래> 로 인기를 모은 중국에서 시작되었다고 알려져 왔다. 하지만 어원으로만 따져 보면 중국 대륙의 영향을 받아 차가워진 해류를 가리키는 대만 사람들의 한류(寒流)에서 유래한 것이다.
지금의 한류라는 말이 탄생하기 전까지 한국과 대만 관계는 1992년 국교 단절로 인해 말 그대로 차가운 기류가 흘렀다. 적어도 1998년 3월 클론(사진)이 대만 현지에서 `남항101` 콘서트가 대성공을 거두기 전까지는 그랬다. 클론의 파워풀한 댄스가 김치에서 나온다는 소문은 단번에 김치를 유행시켰다.
한국에 대한 거부감은 한국문화 물결이라는 `한류`를 등장시켰고 한류(寒流)를 대체했다. 클론의 음반은 40만 장 이상 판매돼 대만에서 아직까지 외국인 판매 순위에서 최고를 기록 중이고 젊은이의 춤에는 클론 식 동작이 남아 있다.
타이베이=글.사진 박명기 기자 사랑의> 외출> 대장금> 곰> 풀하우스> 엽기적인> 엽기적인> 대성보> 중국시보> 굳세어라> 열> 대장금> 대장금> 굳세어라> 대장금> 겨울연가> 굳세어라> 대장금> 겨울연가> 대장금> 겨울연가> 풀하우스> 올인> 겨울연가>가을동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