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남은 시간은 100일, 축구팬들의 이목은 벌써 독일월드컵 현장에 가 있다. 무엇보다 월드컵 스타디움에서 경기를 목도하고 싶은 팬이라면, 이쯤에서 티켓 확보 못지않게 독일 여행 정보도 꼼꼼히 챙겨야 한다.
한국 대표팀은 6월 쾰른에서 현지 적응훈련을 거친 뒤, 프랑크푸르트(6월 13일) 라이프치히(6월 19일) 하노버(6월 24일)에서 차례로 경기를 치른다. 토고와 첫 경기를 치르는 프랑크푸르트는 중세와 현대가 공존하는 도시, 고풍스런 유적들 뒤로 화려한 스카이라인이 도시의 어둠을 밝힌다. 프랑스전이 열리는 라이프치히는 바흐와 괴테, 니체가 활동했던 문화의 도시. 스위스와 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르게 되는 하노버는 도시 전체가 녹색 정원이라 할 만큼 아름다운 도시다. 비행기로 10시간 이상을 날아가야 하는 머나먼 독일, 그러나 월드컵이 다가오면서 축구경기장은 물론 독일의 모든 것이 가까워지고 있다.
'바이오 테크니카 2001'. 하노버는 공과종합대학이 많은 도시이다
하노버 (Hannover)
계획도시 '전체가 녹색정원' 6월 24일 스위스와 중요 일전
`초록빛의 대도시`라고 불린다. 독일 북부, 니더작센 주의 산업과 문화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학술 연구 도시. 하노버 왕조는 1714년부터 123년간 영국 국왕을 겸임했다는 역사도 있다. 힘있는 왕조의 역사 아래 헤렌하우젠 왕궁 정원과 마쉬 공원 등 예로부터 잘 꾸며진 정원이 많은데, 2차대전 이후에는 계획적으로 `초록 도시`로 발전해 왔다.
하노버는 시내는 꽤 넓고 볼거리도 많다. 중앙역을 빠져 나오면 바로 하노버의 중심부 크뢰프케(Kropcke) 광장으로 이어진다. 이 광장 동쪽에는 아름다운 오페라하우스가 있으며, 그 곳에서 10분 정도 더 걸으면 마르크트교회(Marktkirche)의 뾰족탑을 마주한다. 이 근방이 유서 깊은 구시가. 시내 관광객을 위한 붉은 선이 도로에 그려져 있는데, 여기를 따라가면 관광지로 유명한 36개의 작은 마을을 효율적으로 둘러볼 수 있다. 하노버 여행에서 빠뜨릴 수 없는 것이 헤렌하우젠 왕궁 정원이다. 17세기에 조성된 바로크식 정원으로 가르텐, 게오르겐 가르텐, 보릴펜, 가르텐, 베르크 가르텐 4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가르텐은 완벽에 가까운 기하학적 구조를 보이며, 베르크 가르텐은 식물원과 하노버 왕가의 묘지가 있다.
▲ 하노버 월드컵 경기장 `아데베 아레나`=국제박람회장 속 아름다운 경기장
2000년 국제박람회를 개최해 화제가 된 하노버에는 한국과 스위스의 G조 마지막 경기가 열리는 장소. 1954년에 준공한 이 경기장은 독일을 대표하는 경기장 가운데 하나로, 월드컵을 맞아 6400만 유로를 투자해 재건축했다. 현재 3만 4311석 규모로, 1959년부터 하노버 96이 홈구장으로 쓰이고 있다.
▲ 하노버 가는 길
일단 프랑크푸르트 공항으로 간 후 항공이나 ICE를 이용해 하노버로 들어간다. 프랑크푸르트에서 ICE(Inter City Express, 고속철도)를 이용하면 2시간 20분 정도 걸린다. www.hannover.de
라인강의 지류인 마임 강변. 왼쪽으로 보이는 것이 대성당 '성 바롤로미오 돔'
차두리가 뛰고 있는 SG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의 홈구장
프랑크푸르트 (Frankfurt)
'유럽의 맨해튼' 명성 차두리 활약 더 유명세
라인의 지류인 마인 강이 흐르는 아름다운 도시. 또한 1년 내내 세계적인 박람회가 끊이지 않는 국제도시다. 프랑크푸르트의 스카이라인은 유럽에서도 가장 현대적인 분위기를 자랑한다. `마임맨해튼(Maimhatton)`으로 불릴 정도로 뉴욕의 맨해튼 못지않다. 반면 뢰머 광징과 괴테 생가를 비롯한 도시의 중심부는 중세의 향취가 그대로 남아 있다.
시내의 주요 명소는 걸어다니기에 충분하다. 중앙역을 빠져나와 카이저 스트리트를 걷다 보면 프랑크푸르트의 자랑, 괴테 생가(Goethehaus)를 만난다. 우아한 고딕 양식의 적갈색 저택으로, 1749년에 태어난 괴테가 라이프치히 대학에 입학할 때까지 16년을 지낸 곳이다. 시내 쪽으로 좀더 걷다 보면 중세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뢰머(Romer) 광장을 만난다. 광장 가운데는 1543년에 세워진 정의의 여신상 `유스티티아(Justitia)`가 오른손에는 검, 왼손에는 거울을 들고 있다. 광장 주변으로는 대성당, 구시청사, 니콜라이 교회 등 유서 깊은 건물들이 즐비해 늘 관광객으로 붐비는 곳이다. 한편, 마임 강 건너편 작센하우젠(Sachsenhausen) 지역은 지방 특산물인 애플 와인을 파는 레스토랑, 바, 선술집들이 처마를 나란히한다.
이 도시가 우리에게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은 `차붐`에 이은 차두리가 프랑크푸르트의 홈팀(SG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에서 뛰고 있다는 점. 코메르츠 뱅크 아레나를 홈구장으로 쓰는 차두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뭔가 경사가 일어날 것만 같은 기대를 갖게 하는 도시다.
▲ 푸랑크푸르트 월드컵경기장 `코메르츠 뱅크 아레나` =세계에서 가장 큰 카브리올레
1925년에 지어진 프랑크푸르트의 오래된 역사 `발트슈타디온`을 2002년에 전면 재건축했다. 경기장 지붕이 자동 개폐되는 획기적인 구조로, `세계에서 가장 큰 캬브리올레(개폐형 자동차)`라는 애칭을 갖고 있다. 덕분에 경기장 맨 위층으로 올라가면 시내 전경이 훤히 내려다보이며, 비가 오는 날이면 거대한 지붕이 씌워지는 광경을 볼 수 있다. 교통편 : 중앙역에서 S8, S9번 전철을 타고 `Sportfeld`역에서 내림.
▲ 푸랑크푸르트 가는 길
대한항공과 루프트한자 항공이 매일 1회씩 직항 운영하며, 그 밖에도 캐세이퍼시틱 등 노선이 많다. 루프트한자 항공은 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10개 도시의 항공권을 온라인을 통해 77만 7000원에 팔고 있다. www.frankfurt.de
6월 19일 프랑스전이 열리는 라이프치히 '젠트랄 스타디움'
라이프치히 (Leipzig)
바흐·괴테·니체 숨결 오롯이 독일 통일 첫 시위 진원지
통일 전에는 동독의 영토였던 라이프치히. 바흐와 괴테 니체의 숨결이 남아 있는 문화의 도시이면서, 통일 독일의 원동력이 된 민주화 시위가 처음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라이프치히라는 지명은 보리수라는 뜻의 `리프치`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지금도 도시 중심가는 보리수를 비롯해 녹색 공원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라이프치히 중심가는 링(Ring)이라고 불리는 큰 도로를 끼고 있다. 녹색 정원과 분수대로 꾸며진 작센(Sachesen) 광장을 지나서 마르크트(Markt) 광장으로 나오면 구시청사 건물이 보인다. 광장에서 서쪽으로 방향을 틀면 바흐가 지휘자로 활약했던 성 토마스 교회. 바흐 동상을 비롯해 바흐 박물관 등이 여행객의 발길을 잡는다. 이 밖에도 중심가는 오케스트라의 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게반트하우스(Gewandhaus)와 멘델스존하우스(Mendelssohn-haus) 등 가는 길마다 예술의 향취가 가득하다.
▲ 라이프치히 월드컵경기장 `젠트랄 스타디온`=독일축구협회의 시발점
1956년 세워진 젠트랄 스튜디오는 당시 `10만의 스타디움`이라는 이름을 얻었지만, 모두 입석이었다. 독일축구협회는 2001년, 창립 100주년을 맞아 협회의 시발점이었던 라이프치히에 새 경기장을 짓는다. 4만 4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젠트랄 스튜디온은 개폐식 지붕을 갖춘 현대식 경기장, 무엇보다 경기장과 관중석의 거리가 가깝다. 교통편 : 중앙역에서 S15번 전철을 타고 Probstheida/Meusdorf 방면으로 나감.
▲ 라이프치히 가는 길
프랑크푸르트 직항노선을 이용한 뒤 다시 유럽의 항공사를 통해 라이프치히 공항으로 들어갈 수 있다. 대한항공 홈페이지에서 타항공사 연결 노선 예약 가능. 프랑크푸르트에서 ICE(Inter City Express, 고속철도)를 이용하면 3시간 10분 정도 걸린다. www.leipzig.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