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일본이다. 멕시코가 미국을 꺾어준 덕분에 일본이 1% 가능성 밖에 없던 4강 티켓을 잡았다. 2차례 한·일 대결에서 모두 한 점차 짜릿한 승리를 거둔 한국은 19일 낮 12시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결승 진출을 위해 일본과 3번째 대결을 펼치게 됐다. 펫코 파크는 투수들의 천국이다. 팀 평균자책점 1.33으로 참가 팀중 1위에 오른 철벽 마운드에 비해 응집력이 2% 모자라는 타선이 분발해야 한다.
▲우에하라의 포크볼 공략
일본은 우에하라 고지(요미우리)가 준결승전에 선발 등판한다. 오른손 정통파인 우에하라는 직구 스피드는 빠르지 않지만 포크볼이 주무기다. 우에하라는 2라운드 미국전에서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직구 구속은 90마일(145㎞)이지만 스트라이크존 내외곽을 오가는 제구력이 뛰어났다. 특히 위기마다 주무기인 포크볼을 요긴하게 써먹었다.
포크볼 등 다양한 변화구와 정교한 제구력이 좋은 일본 투수 경험이 많은 타선의 중심 이종범과 이승엽이 우에하라의 포크볼 공략에 앞장서야 한다. WBC에서 이종범과 이승엽의 컨디션이 절정인 것이 반갑다. 큰 것 보다는 적극적인 팀 배팅을 펼쳐야 한다.
▲투수들의 천국을 깨라
콜로라도의 쿠어스 필드가 ‘투수들의 무덤’이라면 준결승이 열리는 펫코 파크는 ‘투수들의 천국’이라 불린다. 2004년 4월 시즌 개막에 맞춰 개장한 펫코파크는 파울 지역이 넓은데다 한가운데 펜스는 120m. 우측 폴은 98m. 좌측 폴은 102m나 된다. 규모가 큰 편. 더구나 우중간쪽 펜스까지 거리가 125m로 ‘지옥의 구멍’이라고 불린다. 메이저리그 홈런왕 배리 본즈도 펫코파크에서는 홈런을 뺏어내기 힘들 정도. 결국 이승엽 최희섭 등 한국의 거포들에게는 절대 불리하다. 우측 담장의 높이도 3.6m로 멕시코전과 미국전에서 나온 이승엽과 최희섭의 행운의 홈런은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타자들은 큰 것 한 방보다는 집중타로 찬스를 만들어야 한다. 16일 일본전에서 안타는 단 3개에 불과했지만 한 번의 찬스에서 득점을 올리는 집중력을 발휘하고 기민한 주루 플레이가 중요하다. 일본전서 8회 회심의 중전 안타로 부진을 벗어난 톱타자 이병규가 돌파구를 여는 것이 급선무다.
▲변함없는 철벽 마운드
한국은 6경기를 치러 1.33이라는 경이적인 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4강 신화의 가장 큰 힘이자 일본 타자들을 상대로 자신감이 넘친다. 선발 서재응에 이어 2라운드에서 호투한 구대성-김병현-정대현을 중심으로 한 불펜진은 일본 타자를 다시 한 번 압도할 수 있다. 2라운드 미국전부터 마무리 임무를 맡은 ‘돌부처’ 오승환은 체감 스피드 110마일(177㎞)의 솟아오르는 직구로 지난 16일 일본전에서 9회 아라이와 다무라를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서재응이 지난 13일 멕시코전처럼 4~5이닝 정도 막아준다면 ‘황금 불펜진’을 가동해 충분히 결승까지 올라갈 수 있다. 이번에도 역시 김병현과 정대현 듀오. 그리고 ‘일본킬러’ 구대성이 중요 승부처에서 나선다. 한편 무실책으로 무패 행진을 뒤에서 돕고 있는 수비진은 김종국이 어깨 부상으로 빠졌지만 김민재가 2루 수비를 튼실히 해주고 있어 전혀 문제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