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초대형 투수 만들려면 참고 기다릴 줄 알아야
신예 유망주 투수가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새 얼굴 스타에 굶주린 프로야구에 활력소를 불어넣는 중이다.
지난 12일 한화 류현진이 LG를 상대로 7⅓이닝 동안 탈삼진 10개를 기록하며 새내기 바람을 일으키더니 15.16일에는 롯데 김수화와 현대 장원삼이 마운드의 세대교체를 선언하고 나섰다. 신인대우 3년 차인 김수화가 LG를 상대로 9이닝 6K 1실점 완투승, 장원삼이 KIA를 상대로 9이닝 7K 무실점 선발승을 각각 따냈다.
이들의 등장은 `해외 진출`과 `병역 문제`로 얕아진 투수층을 훨씬 두텁게 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으나 고졸 최대어로 주목받은 한기주(KIA) 유원상(한화) 나승현(롯데) 등과 선의의 경쟁을 한다면 프로야구는 한 계단 업그레이드 될 수 있다.
또한 한층 높아진 팬의 눈높이를 충족시켜줄 기대주이다. 한국의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4강 진입을 계기로 팬의 기대수준은 메이저리그급에 오른 상태다.
하지만 이들 유망주들이 저절로 초특급 대형투수로 성장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갈고 다듬을 시간, 부상을 방지하는 출장 안배, 본인에 적합한 임무 부여 등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감독의 인내가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 프로야구의 에이스로 성장하기까지는 개인의 기량과 몸 상태에 따라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반짝하다 스러지게 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프로야구 팬이라면 꼭 2년전 이들 못지 않게 돌풍을 일으키다 일찍 사라진 한화 송창식과 김창훈을 기억할 것이다. 고졸 신인으로서 뛰어난 구위를 앞세워 시즌 초반 승승장구하던 둘은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잦은 등판으로 인해 무대에서 사라졌다.
올스타 휴식기까지만 해도 신인왕이 유력하던 송창식은 오른 팔꿈치 수술을 받아야 했고, 팀내에서 송창식에 못지 않게 코칭스태프의 절대적 신뢰를 받던 좌완 김창훈도 계속되는 등판의 후유증으로 어깨부상을 당해 아직도 1군 복귀를 못하고 있다.
아직 제 기량을 뽐내지 못하는 한기주 유원상 나승현 등도 멀리 내다보는 지도자의 지혜가 요구된다. 당장의 성적보다 내년 이후를 위해 2군에서 혹독한 담금질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박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