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선발진의 두 ‘영 건’ 손승락(24)과 오재영(21)이 롯데 자이언츠 때문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손승락은 데뷔 후 롯데를 상대로 전승을 거두고 있는 반면 오재영은 통산 롯데전에서 단 1승도 따내지 못하며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손승락과 오재영은 지난 주말 롯데와의 사직 3연전에서 나란히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징크스는 이번에도 깨지지 않았다.손승락은 시즌 첫 선발 등판한 21일 경기에서 6⅓이닝 1실점(비자책) 호투로 가볍게 첫승을 수확했으나 오재영은 23일 고작 1이닝 동안 1피안타에 4개의 볼넷을 내주는 제구력 난조를 보이며 3실점. 또다시 패전의 멍에를 안았다.
둘의 ‘롯데 징크스’는 데뷔 첫 등판 때부터 시작됐다. 손승락은 2005년 4월 6일 데뷔 첫 선발 등판에서 롯데를 만나 7이닝 2실점으로 감격의 프로 첫승을 따내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이어 6월 5일에도 선발승을 거두는 등 지난해 5승 중 2승을 롯데를 상대로 얻어냈다. 통산 롯데전 성적은 4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91.
반면 2004년 신인왕에 빛나는 오재영은 데뷔 후 첫 롯데전인 2004년 4월 13일 수원 경기에서 5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하다 6회 갑작스런 난조로 3실점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팀이 9회말 8-7 끝내기 역전승을 거둬 승패는 기록하지 않았으나 왠지 찜찜한 출발이었다. 그러더니 5월 20일 사직 경기를 시작으로 롯데전에서 6경기 연속 패전을 당하고 말았다. 투구 내용도 썩 좋지는 않았으나 6경기에서 팀 타선이 뽑아준 점수가 고작 10점에 머무는 불운도 따랐다. 롯데를 상대로 통산 7경기에서 무승 6패. 평균자책점 6.58.
김시진 현대 투수 코치는 “두 투수가 롯데전에서 대조적인 성적을 보이는 것에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단지 오재영은 사직구장의 마운드가 다른 구장보다 좀 높다고 생각하는 것이 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 손승락은 데뷔 첫 경기부터 롯데전에서 컨디션이 좋고 경기가 잘 풀리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선발 등판 일정을 정할 때 투수와 상대팀의 특정 성적을 고려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신화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