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시절 `우승 청부업자`로 불리며 당대를 풍미했던 네덜란드 출신의 축구영웅 루드 굴리트(44)가 그에게 `솔저(군인.soldier)`라는 별명을 선사한 것.
굴리트는 이탈리아 AC 밀란에서 프랑크 레이카르트(바르셀로나 감독) 마르코 반 바스텐(네덜란드대표팀 감독)과 함께 `오렌지 3총사`로 불리며 3차례 세리에A와 2차례 유럽축구연맹(UEFA)컵 우승을 거머쥐었고, 1988년 유럽선수권 소련과의 결승전 결승골로 조국 네덜란드에 첫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안겼던 스타다. 특히 송종국이 네덜란드 페예노르트에서 수원 삼성으로 복귀할 2004년 당시 페예노르트 지휘봉을 잡고 있던 지도자다.
그는 지난 95년부터 98년까지 첼시에서 감독 겸 선수로 활약했던 인연으로 29일 첼시-맨유전에 앞서 런던을 찾았다. 경기 전 굴리트는 스카이 TV에 출연, 맨유의 요주의 인물들을 세밀하게 분석했는데 그가 꼽은 2명은 다름 아닌 웨인 루니와 박지성이었다. 그는 "박지성이 라이언 긱스를 부동의 왼쪽 자리에서 중앙으로 내몰 줄 누가 알았겠느냐"며 "박지성은 좌우 어느 쪽이던 뛸 수 있을 뿐더러 상대를 끊임없이 흔들다보니 항상 위협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솔저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자 스카이 TV 해설가는 경기 당일 박지성이 볼을 잡을 때마다 `솔저`라고 부르며 굴리트가 붙여준 별명을 만천하에 알렸다. 비록 맨유는 이날 첼시에 0-3으로 패하며 리그 우승을 넘겨주고 씁쓸하게 맨체스터로 돌아와야 했다. 하지만 박지성은 영국 전역에 `솔저`라는 강인한 이미지를 새롭게 심는 계기를 마련했다.
한편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영문판 최신호는 유럽리그에서 맹활약하는 비유럽권의 대표 선수로 박지성을 호나우디뉴(브라질) 리켈메(아르헨티나) 드로그바(코트디부아르) 에시앙(가나) 등과 함께 이름을 올려놓았다.
뉴스위크는 `새로운 흐름으로`라는 제목의 특집 기사에서 유럽에서 열린 9차례 월드컵에서 8차례 유럽팀이 우승했지만 박지성 등 유럽에 몸담고 있는 외국인 선수들의 눈부신 활약이 타대륙팀의 우승을 이끌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