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4. 20여 일 후면 2006 독일 월드컵이 화려한 막을 올린다. 집에서 길거리에서 2002년 월드컵의 환희와 감동이 또다시 방방곡곡 메아리 칠 듯하다. 그러나 딱딱한 콘크리트 바닥에서 장시간 응원을 하는 것은 우리 몸에 상당한 무리가 따른다. 특히 이번 월드컵은 시차 관계로 인해 밤샘 올빼미 응원이 불가피하고 무너진 신체 리듬은 일상생활에까지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 전 세계 축제이자 하나된 온 국민 잔치인 월드컵. 건강을 지키며 즐길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 얼굴 목 주변 지압, 눈 피로 회복에 효과
아쉽게도 2006년 독일 월드컵은 밤을 지새워야 하는 날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첫 상대인 토고전이 밤 10시인 것을 빼고는 스위스와 프랑스전이 모두 새벽 4시에 시작하기 때문. 결국 밤샘 응원 후 곧바로 회사와 학교로 직행하는 사람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밤새 졸린 눈을 치켜뜨고 TV를 시청하거나 거리에서 먼 곳의 전광판을 보며 응원을 했다면 가장 피로해지기 쉬운 곳이 눈이다. 눈의 피로를 단시간 내에 효과적으로 풀 수 있는 방법으로는 지압법이 있다. 눈 지압은 안구를 포함한 얼굴 및 목 주변의 기혈을 원할히 소통시켜 피로를 회복시켜 주고 시력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사진).
■ 따뜻한 음료 마시면 목소리 잠김 예방
또한 가장 흔하게 나타날 수 있는 질환 중 하나가 목소리 잠김, 쉰 목소리가 나는 것이다. 흥분하면 자신도 모르게 목에 힘이 들어가고 소리를 지르는 횟수가 잦아진다. 특히 잠을 자야 할 시간인 밤에 소리를 목청껏 지르게 되면 목은 금세 피로해져 부어오르게 된다.
즐거운 아침에 목이 잠겨서 힘들다면 기분이 좋을 리 없다. 이럴 때에는 응원 전에 미리 따뜻한 음료를 준비해 놓고 있다가 조금씩 마시는 것이 좋다. 경기에 집중해 물 마실 준비가 안됐다면 최소한 잠자리에 들기 전에 한 번 더 양치질을 하고, 따뜻한 물 한 컵 분량에 티스푼으로 소금 한 스푼을 넣고 잘 저은 후 가글을 해 주면 좋다.
■ 귀울림 느낌 나면 잠자리에 들어야
밤에 잠을 자지 않은 상태에서 낮에도 휴식을 취하지 못하면 감각기관이 피곤해진다. 평소 과민한 코와 피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비염이 심해지고 피부가 거칠어지며 가려워질 수 있다.
감각기관 중에서 피곤하면 가장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곳이 바로 귀다. 귀는 밤의 고요함을 사랑하는 기관이다. 따라서 밤에 잠을 자지 않으면 바로 피로해지고 예민해진다. 이렇게 예민해진 상태에서 갑자기 강한 소음을 듣게 되면 이명증이 생기거나 난청이 생길 수 있다. 실제로 젊은 학생들 중에서 시험 기간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한 상태에서 시험이 끝나고 바로 나이트클럽에 놀러갔다가 돌발성 이명 난청이 생긴 환자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의 응원 소리가 내 귀에 아주 크게 들리고 거슬리는 느낌이 있거나 텔레비전 소리가 귀에서 울리는 느낌이 들면 바로 경기 시청을 중지하고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 야식은 코골이 악화 주범
밤늦게 먹는 음식은 위장의 휴식을 방해하고 뱃살 비만의 주범이다. 입 냄새가 심하게 나고, 목이 쉽게 붓는 증상을 일으킬 수 있고, 코골이를 악화시킬 수 있다. 술은 되도록 마시지 않고 마시되 가볍게 한잔 하는 것이 좋다. 밤에 응원하며 먹는 음식은 소화되기 쉽고 위장에 부담이 적은 음식을 택하는 것이 좋다.
■ 숙취엔 칡차, 탈수엔 오미자 등 좋아
월드컵 기간은 함께 모여 응원하고 뒤풀이도 하느라 평소보다 알코올 섭취도 많아지게 된다. 적절히 마시는 것이 무엇보다 좋지만 피치 못하게 과음한 경우에는 다음날 숙취에 시달린다. 숙취 해소를 위해 간단하게 마실 수 있는 대표적 차는 칡차다.
초여름 6월 날씨에 장시간 응원하다 보면 쉽게 지치고 자칫 잘못하면 탈수 현상이나 일사병도 초래할 수 있다. 목도 타고 마른다. 이럴 땐 맥문동.인삼.오미자를 함께 끓여 차처럼 마시면 갈증을 풀어 주고 기운을 돕는다. 이 밖에 인삼차.오미자차.구기자차.대추차.황기차.둥글레차 등도 도움이 된다.
■ 고혈압 환자 가능하면 집안서 관람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운동 경기를 관람하다 보면 누구나 혈압이 상승한다. 양 볼은 상기되고 숨도 가빠지며 맥박이 빠르게 뛴다. 혈압 상승이 정상인이라면 별 무리가 없지만 고혈압 환자에게는 위험할 수 있다. 혈압의 급격한 상승은 뇌졸중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종종 운동 경기 관람 중 관객이 쓰러졌다는 뉴스 보도가 그런 경우이다.
물론 경기를 보지 않고 흥분하지 않으면 원천적으로 혈압 상승 요인을 없앨 수 있다. 그러나 축구 마니아에게 경기를 보지 못하게 한다는 것 자체가 혈압 상승을 유발하는 스트레스가 되기 때문에 무조건 못 보게 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먼저 경기 상황에 과도하게 몰두하지 않도록 한다. 지나친 집중은 흥분도를 높여 혈압을 상승시킬 수 있으므로 옆사람과 담소를 나누며 관람하는 것도 집중 분산에 좋은 방법이다. 많은 사람이 모인 길거리 응원에서는 군중 심리로 더 빠르게 흥분하고, 유사시 적절한 응급 처치도 어렵다. 따라서 고혈압 환자는 가능하면 집안에서 가족과 함께 관람하는 것이 좋다. 또한 새벽 시간에 혈압이 상승하므로 이 시간대 경기 관람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고혈압이 심한 경우 혈압계와 약을 곁에 두고 관람하는 것이 안전하다.
● 눈 지압하기 <천응>
혈점은 양눈썹 안쪽 끝에서 2~3㎜ 정도 아래쪽에 있다. 운동 요령은 양손 엄지손가락 지문이 있는 쪽을 천응혈에 대고 다른 손가락은 활 모양으로 구부려 이마 위에 놓는다. 눈의 피로를 풀어 근시.원시.난시의 조절력을 증진하고, 시신경 위축, 안면 신경마비, 가벼운 백내장 초기에도 효과가 있다.
<정명>
양쪽 눈과 코 사이 약간 들어간 곳으로 왼손 엄지손가락과 집게손가락 지문이 있는 쪽으로 코를 잡고 눌러 준다. 기혈의 흐름을 좋게 하고, 근시.난시.노안 등의 조절력을 증진하며, 특히 눈물샘을 자극하여 안구의 건조를 예방한다.
<사백>
사백혈은 정면을 바라볼 때 눈동자를 중심으로 3㎝ 정도 아래쪽에 있다. 양손 엄지손가락을 턱 아래 고정한 다음, 좌우의 집게손가락과 가운뎃손가락을 붙이고 코의 양면에 바짝 붙인다. 그 상태에서 코 옆에 댄 가운뎃손가락을 떼었을 때 집게손가락이가 닿는 부분이 사백혈이다. 근시.난시 등 모든 굴절 이상의 조절력 증진에 효과가 있다.
<태양>
다섯 개의 혈점 중 가장 중심이 되는 태양혈은 관자놀이를 말한다. 눈과 눈썹 바깥쪽의 중간 높이에서 귀 쪽으로 따라가면 쑥 들어간 곳이 있다. 시력 저하 예방, 눈의 피로를 푸는 데도 뛰어난 효과가 있다.
<풍지>
귀 볼의 바로 뒤쪽에 유양돌기라고 하는 딱딱하고 크게 튀어 나온 부분과 목 뼈(경추 1번)가 시작되는 점의 중간, 잔 머리카락이 있는 약간 패인 부분이 풍지혈이다. 엄지손가락 지문을 풍지혈에 대고 네 손가락은 귀를 가볍게 감싸 준다. 시력 저하 예방과 증진에 효과가 있으며, 혈액 순환을 좋게 하여 무겁던 머리도 맑아지고, 눈의 피로도 풀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