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 경주에 적용되는 승부의 변수는 흔히들 1000여 가지를 헤아린다고 한다. 말의 컨디션. 기수와의 호흡. 주로 상태. 날씨 등 수많은 요인이 1~2분간의 경주에 작용한다는 뜻이다. 그만큼 맞히기 어려운 것이 경마이고 그래서 경마가 재미있다. 그러나 역시 경주 전개에 있어 가장 눈여겨보야할 것이 경주마의 경주 습성이다. 흔히 도주·선행·선입·추입·자유의 5개로 분류되는 경주 습성을 부산경남경마공원의 대표마를 통해 알아본다.
▲ 도주형= 게이트를 박차고 나오자마자 앞서서 달리기를 좋아하는 마필. 다른 말과 함께 달리는 것을 선천적으로 싫어해 그야말로 ‘도망’을 간다. 끝까지 성공하면 다행이지만 막바지에서 체력이 떨어져 선두를 뺏기기 일쑤다. 단거리 경주에서는 위력적일 수 있지만 상위군에 가려면 각질을 바꿔야 한다.
★대항군(17조)= 호주산 수말로 부산경남경마공원이 개장 전인 2005년 4월 모의경주 1000m에서 58.2초의 비공인 한국신기록을 세웠다. 이후 두 번째 경주에서도 59초를 기록하는 등 명마가 탄생했다고 떠들석했지만 승군하고 레이스 거리가 길어지면서 최근 슬럼프에 빠져있다.
▲ 선행형= 무리를 이끌고 가야 직성이 풀리고 승부 의지가 살아나는 마필. 다른 마필에게 지지 않으려는 근성이 있어 단거리는 물론 중장거리에도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한다. 그러나 선두를 뺏기면 급격히 승부 의지를 잃어버리는 단점이 있어 경주 초반 자리잡기가 관건이다.
★퍼서널프로젝트(6조)= 국제신문배 특별경주 우승마. 당시 경주 내내 선두를 유지하다 직선주로에서 카론과 각축하는 명승부 끝에 간발의 차이로 이겼다. 통산 4승을 모두 선행으로 거둘만큼 선행력은 추종을 불허한다. 그러나 지난 2월 1800m 경주에서는 직선주로 200m 지점에서 ‘동서대로’에게 선두를 뺏기자 급격히 페이스가 떨어지며 6위로 추락했다.
▲ 추입형= 체력을 안배하다 마지막 4코너부터 승부를 거는 마필. 직선주로에서 어느 정도의 파워를 발휘하느냐가 추입마의 척도다. 결승전 직전 대역전극을 펼쳐 더 짜릿함을 안겨주기도 하는데 1990대 후반 서울경마공원을 호령했던 ‘청파’가 유명하다.
★남도최강(3조)= 지난 해 12월 부산시장배 대상경주 우승마. 당시 4코너까지 후미를 맴돌다 결승선 200m 직전 눈부신 추입력으로 쌍승 110배의 두둑한 배당을 선사했다. 통산 4승을 모두 추입으로 일궜다.
▲ 선입형= 선행과 추입의 중간형. 선행마 바짝 뒤에서 기회를 엿보다 직선에서 승부를 건다. 앞서나가려는 욕망과 지지 않으려는 근성을 겸비해 단거리·중장거리에 모두 적합하다.
★한계극복(17조)= 지난 3월 부산일보배 특별경주 우승마. 당시 4코너까지 중반그룹에서 숨을 고르다 마지막 직선주로 400m를 남겨놓고 스퍼트했다.
▲ 자유형= 경주 흐름에 따라 선행·선입·추입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마필. 편성에 따라 다양하게 작전을 구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추입마가 많은 경주에서는 선행으로. 선행이 많은 경주에서는 추입으로 우승확률을 높일 수 있다.
★루나(19조) 부산경남경마공원 다승·상금 1위. 5연승 질주 중인 마필. 허리가 휘어져 부진마로 분류돼 퇴사 직전까지 갔다가 훈련으로 이를 극복. 대표마로 거듭났다. 경상남도지사배에서는 60㎏의 부담중량을 지고도 엄청난 추입력을 발휘. 낙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