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뉴카렌스는 지난달 서울랜드에서 진행한 신차 발표회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오랜만에 선보인 LPG 차량이란 점 외에도 톡톡 튀는 `외모`가 눈길을 확 잡아당겼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이날 카키색.흰색.검은색 등 기존 색깔 외에 보라색을 들고 나왔다. 당시 1000여 명 참석자들은 보라색 차량 주변을 맴돌며 신차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수천억 원의 개발비를 투입해 만든 차량에 대한 발표회임에도 엄숙함 대신 다소 엉뚱하다고도 할 수 있는 색깔로 승부를 걸었는데 시선을 집중시켰으니 출발은 대성공인 셈이었다.
기아차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광고에도 보라색 차량을 등장시켰다. 데뷔를 앞둔 팝핀 현준을 기용해 자동차 광고로는 드물게 브레이크댄스를 선보이며 젊은층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광고에서 보라색 셔츠를 입은 주인공 현준은 주차장에서 동전이 없는 난처한 상황에 처하지만 보라색 뉴카렌스와 어우러져 화려한 댄스를 선보이는 재치로 이를 극복한다는 스토리다. 경쾌한 음악과 브레이크댄스가 주류를 이루는 이 광고는 마치 한 편의 뮤직비디오를 연상케 한다.
쌍용 렉스턴Ⅱ도 블랙 원톤 성공작 GM대우, 블랙·레드 컬러풀 드라이빙
이 같은 컬러 마케팅에 힘입어 뉴카렌스는 지난달 13일 출시 이후 이달 19일까지 8500여대가 계약됐고, 계약 뒤 두 달 이상 기다려야 차를 인도받을 수 있을 만큼 인기다.
쌍용자동차가 지난 3월 말 출시한 렉스턴Ⅱ도 컬러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스포츠유틸리티(SUV)로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블랙 원톤만을 이용한 광고로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강렬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이다.
각종 첨단 편의 사양이 추가돼 구 모델에 비해 평균 300만원 이상 올랐는데도 지난 4월 한 달 동안 1118대가 팔렸다. 구 렉스턴이 그동안 한 달 평균 700대 내외가 팔린 점을 감안하면 `선전`을 넘어 `성공`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GM대우는 경차 마티즈에 대해 블랙과 레드를 소재로 한 두 편의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경차의 효율성과 경제성을 강조하던 기존 광고의 틀을 깨고 `컬러풀 드라이빙`을 내세우는 적극적 컬러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 광고에 등장하는 차의 색상은 브랜드가 갖고 있는 가장 개성 있는 컬러로 선택되기 마련이다. 이는 감성시대의 도래와 함께 디자인을 중요시하는 신세대의 트렌드와 맞물려 차량 구매 조건 가운데 하나의 조건으로 자리잡았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