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독일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G조에서 한국과 만나는 프랑스와 스위스가 1일(이하 한국시간) 평가전에서 위협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프랑스는 티에리 앙리(29·아스널)가 득점포를 터뜨려 북유럽의 강호 덴마크(FIFA랭킹 11위)를 2-0으로 제압했다. 스위스는 우승 후보로 꼽히는 이탈리아(FIFA랭킹 13위)를 맞아 다니엘 기각스(25·릴)의 동점골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스위스 1-1 이탈리아 (스위스 제네바)
스위스는 '젊은 피'로 이뤄진 장점을 살려 경기 내내 지칠 줄 모르는 체력으로 기동력과 활동량에서 이탈리아를 앞섰다. 우승후보로 꼽히는 이탈리아도 스위스를 제압하지 못하고 1-1로 비겼다. 스위스는 제네바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탈리아와 맞대결에서 전반 11분 알베르토 질라르디노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전반 32분 다니엘 기각스가 중거리슛으로 동점을 만들어 1-1로 경기를 마쳤다.
이탈리아는 '중원의 해결사' 프란체스코 토티가 부상에서 회복해 플레이메이커로 복귀했지만 인상적인 활약은 보이지 못했다. 스위스는 알렉산데르 프라이를 원톱으로 놓고 미드필더진을 두텁게 하는 4-5-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포백라인에는 좌우에 루도비치 마그닌과 필리프 데겐이 섰고, 중앙수비수로 필리페 센데로스와 19세의 신예 요한 주루가 나섰다. 이탈리아는 스피드가 떨어지는 스위스 수비진을 공략했다. 왼쪽 수비 진영의 마르코 마테라치가 측면으로 파고든 뒤 파비오 그로소에세 연결했고, 그로소가 스위스의 중앙수비수 뒤로 날카롭게 팀투패스를 하자 질라르디노가 골문으로 쇄도하며 오른발슛을 넣었다.
하지만 스위스는 선제골을 내주고도 장기인 역습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전반 32분 기각스가 아크 오른쪽에서 오른발 중거리슛을 찔러 넣어 이탈리아의 수비를 무너뜨렸다. 요한 폰란텐 대신 스위스 대표팀에 합류한 하칸 야킨은 후반 17분 라파엘 비키와 교체 투입돼 첫선을 보였다.
◆프랑스 2-0 덴마크 (프랑스 랑스)
후반 33분 티에리 앙리가 지브릴 시세와 교체돼 벤치로 물러나자 랑스의 홈관중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프랑스의 '핵심'이 지네딘 지단에서 티에리 앙리로 바뀌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프랑스는 덴마크와 평가전에서 전반 12분 터진 앙리의 선제 결승골과 후반 30분 실뱅 윌토르의 페널티킥까지 보태 2-0으로 이겼다. AFP통신은 이날 승리가 지난 멕시코전에서 관중이 야유를 터뜨렸던 데 대한 프랑스 대표팀의 '따뜻한 인사'라고 표현했다.
프랑스는 앙리의 맹활약과 깔끔한 결승골 만으로도 충분한 수확을 거뒀다. 프랑스는 지난 멕시코전에서 기대 이하의 공격력을 보여줬던 다비드 트레제게-지브릴 시세의 투톱 조합 대신 덴마크전에서는 앙리와 루이 사하가 최전방에 나섰다. 전반 12분 윌리 사뇰이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긴 패스를 보냈는데, 이를 사하가 헤딩으로 살짝 떨궈주자 앙리가 오른발슛으로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쐐기골은 프랑스의 신예 프랑크 리베리의 발에서 나왔다.
리베리는 후반 시작과 함께 지단 대신 교체 투입됐다.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덴마크 진영을 흔들던 리베리는 후반 30분 골지역 오른쪽에서 상대 수비수 라르스 야콥센의 반칙을 얻어내 페널티킥을 만들었다. 이를 윌토르가 침착하게 골로 연결시켰다.
프랑스는 특히 윌랭 갈라스와 릴리앙 튀랑이 중앙에서 버티고 있는 탄탄한 포백 수비가 돋보였다. 레이몽 도메네크 프랑스 감독은 "튀랑과 마켈렐레 등 중앙 수비수들이 만족스러웠다"면서 "23명 전체가 하나의 팀으로 조화를 이루게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