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서 탄생해 전세계적인 표준이 된 스포츠가 두 가지 있다. K1과 e스포츠가 그것이다.
K1은 일본에서 시작해 전세계 이종 격투기 선수들을 끌어모으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e스포츠는 한국에서 태동해 11개의 프로팀을 창단시키며 TV중계나 팀운영. 대회 등을 표준화하며 종주국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서울시 산하 시설관리공단에서 아마추어 e스포츠팀을 공공기관 최초로 창단한다. 지난해 구상해 올 3월부터 준비에 들어가 오는 13일 토고전에 앞서 상암구장에서 창단식과 시범경기를 한다. 그런데 창단을 주도한 이사장을 비롯한 실무자들을 만나보니 뜻밖에도 고령자들(?)이었다. 처음 서울시의 e스포츠팀 창단 소식이 전해졌을 때 파격적이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21세기 황금산업이라는 게임 그 중에서 e스포츠에 대한 공무원들의 관심은 그 발상만으로도 참신하다 할 만했다.
아이디어는 50대 이사장이 강의를 나가는 학교의 대학생들로부터 얻었다고 한다. 이 팀은 프로보다는 선수 발굴의 인큐베이터를 지향점으로 삼았다. 대중적인 뿌리내리기에 주안점을 둔 것이다. 종목은 <스타크래프트> <카트라이더> <피파> 로 각각 4명씩 12명이다.
MBC프로게임단은 비기업팀 POS를 인수해 탄생했다. 지난 1일 오픈한 연습실은 팬택·르까프 등의 프로팀 연습실과 숙소가 몰려있는 서초구 서래마을 부근에 있었다. 기존 팀과는 다른 면모가 눈에 띄었다.
우선 연습실과 숙소의 분리시켰다. 9번이나 이사를 다니며 고생한 탓인지 감독은 오래 전부터 출퇴근하는 팀으로 만들겠다고 했는데 그 약속을 지켰다. 선수들은 10분 거리에 있는 숙소에서 연습실로 출근. 10시에 연습을 시작해 7시에 퇴근을 한다(연습실과 숙소를 최초로 분리한 KTF의 경우 한 오피스텔에 있다).
연습실도 성적순으로 1·2·3군으로 나누어졌다. 성적에 대한 동기 부여와 자극을 위한 체제였다. 또한 MBC 프로팀은 LG 투수 출신 김혁섭 선수를 코치로 영입해 선수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날 연습실을 맨 먼저 찾아온 사람은 프랑스 카파TV의 프레드릭 브린컬 기자였다. 한국의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전세계적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서울시 e스포츠팀은 상암 월드컵구장을 활용한다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마련했다. 이 팀의 탄생이 전국의 공공조직 e스포츠팀 창단에 자극제가 될 것 같다. 또한 각 지역의 적자로 허덕이는 월드컵구장의 활용 방안의 한 대안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찬가지로 MBC게임단이 시도하는 프로팀의 출퇴근 개념 도입이나 연습실의 차별화 및 코치 전문화 등도 e스포츠 종주국다운 글로벌 표준화 노력으로 평가할 만하다.
마침 국가가 나서 최초로 e스포츠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고. 국제대회 지원 등 희소식이 들려온다. 바야흐로 한국e스포츠의 대중화와 글로벌화를 위한 각계의 노력이 “e스포츠에 관한한 한국이 전세계의 표준”이라는 목표와 K1같은 흥행성을 향해 가속페달을 밟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