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가 지난 3년간의 6~8월 여름 성적을 분석한 결과 역시 ‘리딩자키’ 박태종을 비롯해 김효섭. 천창기 기수 등 ‘빅3’가 좋은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신흥 기수 중에서는 문세영 기수가 단연 돋보였다. 노련한 선수들이 여름철 건강 관리는 물론 땡볕의 레이스에도 잘 적응하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예년에 비해 유난히 더울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가 나온 가운데 경륜에서도 올 여름철 어떤 선수들이 강세를 보일지 관심을 모은다.
경륜의 전통적인 상식 중 하나가 바로 여름철에는 선행·제치기형에 비해 마크·추입형이 강세를 보인다는 것. 간혹 여름철 전법별 입상률 통계를 통해 선행·제치기형의 입상 비율이 추입형에 비해 높다는 반론적인 통계가 등장하지만 수은주가 올라가는 시기에는 추입형에게 좀 더 많은 기회가 돌아간다는 것이 정설이다. 지난 광명 16·17회차만 해도 전체 우승자 84명 중 추입을 통해 우승한 선수가 60%에 해당하는 53명이나 됐다.
힘으로 밀어부치는 선수들의 기세에 눌리던 마크·추입형들은 이맘때쯤부터 기지개를 펴기 시작한다. 특히 30대 중반을 훌쩍 넘긴 노장들의 선전이 눈에 띈다. 대표적인 선수가 허은회(42). ‘여름 사나이’라는 별명답게 겨울철에는 연대율이 30%대에 머물다가 5월말부터 8월말까지는 60%에 육박한다.
허은회 외에도 박인규·정세연·송기윤·윤이상 등이 대표적인 여름 강세형 선수들이다. 박인규·정세연은 경륜 초창기 멤버들로 대표적인 마크형 선수이고 송기윤은 본래 선행형 선수였지만 요즘은 전법 변화를 꾀하고 있다.
마크·추입형이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체력 부담이 많은 선행·제치기 형이 여름철에 고전하기 때문. 때문에 여름철에는 기량이 아무리 좋은 강자라도 항상 쌍승은 뒤집힐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것이 현명하다.
그러나 같은 노장파 마크·추입형이라도 여름철이면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100㎏이 넘는 육중한 체구를 자랑하는 ‘불곰’ 정성기. 앞의 예와 정반대로 5월까지는 비교적 안정적인 유지하다가도 본격 무더위가 시작되는 7·8월에는 본인의 체중을 감당하지 못해 하락세로 접어든다. 정성기를 비롯해 여름철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는 선수로는 우일용. 강광효. 김성기 등이 꼽힌다.
마크·추입형이 여름에 강세인 것은 분명하지만 결국은 상대적이다. 그동안의 성적을 유심히 살펴보며 동계훈련 기간 동안 체력훈련을 얼마나 성실히 했는지를 꼼꼼히 살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