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상대로 후반 막판 기적적인 3-1 역전승을 거둔 거스 히딩크 감독의 호주는 19일 새벽 1시 뮌헨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 브라질과 F조 예선 두 번째 경기를 펼친다. 호주와 브라질은 나란히 1승씩을 거두고 있어 이날 승리하는 팀은 16강 진출을 눈앞에 두게 된다.
32년만에 본선에 진출한 호주는 일본을 상대로 히딩크 감독의 용병술이 들어맞으며 월드컵 첫 승을 거둔 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선수들의 자신감도 충천해 내친 김에 세계 최강 브라질을 상대로 작은 이변을 준비하고 있다.
히딩크 감독의 용병술과 더불어 호주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맹활약중인 공격수 해리 큐얼(리버풀)을 중심으로 탄탄한 조직력과 스피드가 강점이다. 히딩크 감독이 한국을 지휘할 때 강조했던 체력을 바탕으로 한 미드필더에서부터 압박도 돋보인다. 중원에서 브레시아노·컬리나·에머턴 등은 지칠 줄 모르고 그라운드를 누빈다. 일본을 상대로 장신 공격수 마크 비두카(188㎝) 조시 케네디(192㎝) 존 알로이시(188㎝) 등을 내세워 크로스에 이은 헤딩 공격은 브라질의 센터백인 루시우(188㎝)와 주앙(182㎝)의 키도 커 크게 재미를 보지 못할 전망이다. 오히려 큐얼과 일본전에서 조커로 투입돼 2골을 넣은 팀 케이힐의 빠른 스피드와 골 결정력을 기대해 볼 만하다.
브라질 축구는 누가 뭐래도 화려한 공격에 있다. 호나우두(레알 마드리드)-아드리아누(인터밀란)의 투톱과 호나우지뉴(FC바르셀로나) 카카(AC밀란)의 '매직 4인방'이 공격 전면에 나서고 좌우 윙백 호베르투 카를루스(레알 마드리드) 카푸(AC밀란)도 적극적인 오버래핑으로 이들을 지원 사격한다.
하지만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첫 경기에서 그다지 위력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졸전'에 가까운 내용을 보여줘 축구팬들을 실망시켰다. 특히 몸이 불어난 호나우두가 기민한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하고 어슬렁거리며 볼 키핑력이 떨어지는 것이 다소 걱정이다.
그러나 축구 천재들이 모인 곳이 바로 브라질 대표팀. 한번 발동이 걸리면 그 어느 팀도 막을 수 없는 전력이고 어느 선수든지 골을 터뜨릴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호나우지뉴가 바르셀로나에서 보여준 화려한 개인 돌파를 보여준다면 아드리아누의 공격력이 배가될 것이다. '꽃미남' 카카는 공격을 조율하면서 직접 해결하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 카를로스의 중거리슛은 크로아티아전에서 이미 위력적이었다.
어쨌든 히딩크 감독은 브라질-크로아티아전을 유심히 관찰하고 비책을 마련했을 것이다. 히딩크의 '브라질 길들이기'를 감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