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투가 끝났다. 태극전사는 심장이 터져라 뛰었다. 4800만 붉은 악마는 목이 터져라 한마음으로 대표팀을 응원했다. 하지만 이제 모두 과거의 일일 뿐이다. 승리도 패배도 어제 내린 눈에 불과하다. 이제는 오로지 스위스전만 생각하고 다시 출발점에 서야 한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생각도 마찬가지다. 태극 전사들도 한 마음으로 스위스전을 준비하고 있다.
19일(이하 한국시간) 라이프치히 젠트랄 스타디움을 열린 프랑스전에서 90분 내내 사력을 다한 한국 대표팀은 24일 새벽 4시 독일 중부에 위치한 하노버 월드컵 경기장에서 '알프스 군단' 스위스와 조별리그 마지막 결전을 치른다.
태극전사는 프랑스전을 마친 후 베이스캠프인 쾰른으로 곧바로 복귀했다. 대표팀은 현지시각으로 밤 11시 종료 휘슬이 울리자 간단한 샤워만한 뒤 라이프치히 인근 할레 공항으로 이동, 대회 조직위가 제공한 전세기를 타고 숙소인 벤스베르크로 돌아왔다. 선수들이 몸을 침대에 눕힌 시각은 현지 시각으로 오전 3시가 넘는 늦은 시각이었다.
피곤한 상태이지만 태극전사들은 레버쿠젠의 바이 아레나에서 훈련을 재개한다. 프랑스전 출전멤버는 회복 훈련, 나머지 선수들은 미니 게임 등으로 경기 감각을 조율한다.
스위스전은 아드보카트 사단이 결코 양보할 수 없는 한판 승부다. 한국은 스위스전서 승리를 거둘 경우 자력으로 조 1위를 확정짓는다. 조 1위를 차지할 경우 H조 2위팀과 격돌한다. H조에서는 우크라이나를 4-0으로 꺾는 등 막강한 전력을 과시한 스페인이 조1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은 다소 버거운 상대이지만 H조 나머지 팀(우크라이나· 튀니지· 사우디아라비아)들은 충분히 이길 수 있다.
또 조 1위를 차지할 경우 27일 새벽 4시 쾰른에서 경기를 하게 된다. 한국이 베이스캠프를 삼고 있는 도시이기에 이동없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다는 이점을 누린다.
스위스는 조직력과 미드필드 플레이가 좋은 젊은 팀. "프랑스보다 스위스가 더 힘든 상대이다"는 하재운 기술위원의 말처럼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되지만 박지성 이천수 안정환 등 태극 전사들은 "죽기 살기로 뛰겠다"며 필승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