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반환점을 돌았다. 각국이 조별리그 2경기씩을 모두 치르면서 16강 진출과 탈락 팀의 명암이 하나둘 가려지고 있다. 팀당 2경기씩 총 32경기가 치러져 대회 전체 64경기의 절반이 소화됐다. 남은 32경기에서도 감동적인 드라마가 펼쳐지기를 기대하면서 20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막을 내린 조별리그 2라운드 경기의 주요 특징들을 정리한다.
▲전통 강호들의 순항
이번 독일 월드컵은 여느 대회보다도 이변이 적은 대회로 기록될 전망이다. 예상을 뒤엎은 경기 결과라면 가나의 체코전 2-0 승리와 한국의 프랑스전 1-1 무승부 정도가 꼽히고 있다. 그 덕분에 유럽과 남미의 전통 강호들이 여유 있게 연승 행진을 달리며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A조의 개최국 독일을 비롯해 B조의 잉글랜드. C조의 아르헨티나·네덜란드. D조의 포르투갈. F조의 브라질. H조의 스페인 등 우승 후보들이 이변의 희생양이 되기를 거부하며 2연승으로 16강에 안착했다. 2경기 만에 16강을 확정지은 나라들 중 A조의 에콰도르가 유일한 이변의 주인공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프리카·아시아의 몰락
매 대회마다 돌풍의 주역으로 떠올랐던 아프리카와 아시아 국가들이 약속이나 한 듯 부진에 빠져 있다. 조별리그 2라운드까지 1승이라도 따낸 아시아·아프리카 국가는 한국과 가나 뿐이다. 코트디부아르(2패) 앙골라(1무 1패) 가나(1승 1패) 토고(2패) 튀니지(1무 1패) 등 아프리카 5개국은 총 1승 2무 7패를 기록했고. 이란(2패) 일본(1무 1패) 한국(1승 1무) 사우디(1무 1패) 등 아시아 4개국은 1승 3무 5패로 그야말로 유럽·남미 국가의 ‘동네북’ 노릇을 하고 있다.
▲득점왕 경쟁 ‘춘추전국시대’
최고 골잡이 경쟁이 오리무중에 빠져 있다. 2골을 기록한 선수들이 공동 선두 그룹을 형성하다 20일 새벽 스페인의 페르난도 토레스가 튀니지전에서 두 골을 보태 총 3골로 단독 1위로 뛰쳐 나갔다. 그 뒤로 아르헨티나의 에르난 크레스포. 독일의 미로슬라프 클로제. 크로아티아 파울로 완초페 등이 무려 10명이 2골로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당초 득점왕 후보였던 브라질의 호나우두와 호나우지뉴는 무득점의 수모를 당하고 있고. 우크라이나의 ‘득점 기계’ 셉첸코는 20일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뒤늦게 1골을 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