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진정한 승자 한국, 16강 문턱에서 좌절
우리, 아닌 전 세계는 믿지 않는다. 한국이 스위스에 0-2로 패해 2006독일월드컵 16강 진출에 실패했다는 사실을. 잘싸웠다, 태극전사들아. 심판을, 블라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을 등에 업은 스위스를 맞아 최선을 다했다. 그대들이 진정한 승자다, 이제 한국은 어느 누구와 붙어도 밀리지 않는다.
한국 월드컵 대표팀이 통한의 눈물을 흘리며 16강 문턱에서 무릎을 꿇었다. 24일 새벽 4시(이하 한국시간) 하노버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2006 월드컵 G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 스위스와의 경기에서 전반 23분 센데로스에게 헤딩 결승골, 후반 32분 프라이에게 추가골을 허용하며 0-2로 패했다. 한국은 1승1무1패로 승점 4점을 얻었지만 같은 시간 쾰른에서 토고를 2-0으로 격파한 프랑스(1승2무·승점5점)에 조 2위 자리를 내줘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은 전반 23분 센데로스에게 헤딩 슛을 허용하고 말았다. 박주영이 바르네타의 돌파를 막기 위해 파울을 범했다. 미드필드 왼쪽에서 스위스 하칸 야킨이 올린 왼발 프리킥은 센데로스의 머리를 맞고 골망을 흔들었다. 최진철이 얼굴에 피를 흘릴 정도로 투지넘치는 수비를 펼쳤지만 순간적으로 파고드는 센데로스를 막지 못했다.
한국은 실점 만회를 위해 강력하게 스위스를 압박했다. 전반 42분 이천수의 오른발 슈팅이 스위스 골키퍼 추베르뷜러의 손에 막혔다. 이어진 코너킥 찬스에서도 김진규가 득점기회를 맞았지만 아쉽게 공이 높이 솟구쳤다. 전반 종료 직전에는 이영표의 크로스를 박주영이 골에어리어 왼쪽에서 논스톱 터닝슛으로 연결했지만 아슬아슬하게 골대를 빗나갔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후반 17분 이영표 대신 안정환, 후반 20분 박주영 대신 설기현을 투입했다. 전반의 4-3-3에서 3-4-3으로 미드필드를 한 명 더 늘리는 공격적인 포메이션으로 바꾸는 승부수를 띄운 것. 한국은 총공세를 펼치며 스위스 문전을 끊임없이 노크했지만 상대의 수비에 막혀 이렇다 할 찬스를 잡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32분 프라이에게 이해하기 힘든 추가골을 허용했다. 프라이가 한국수비라인보다 반걸음 앞에 나선 상황에서 이뤄진 패스였고 선심도 오프사이드 기를 번쩍 들었다. 하지만 주심 엘리손도(아르헨티나)는 이를 모른척 했다. 후반 43분에는 코니킥 혼전 중 김진규가 오른발 슛을 쏘았지만 크로스바를 맞고 밖으로 나갔다.
하지만 한국은 토고를 2-1로 꺾으며 월드컵 본선 원정 경기에서 사상 첫 승을 거두고, 세계 최강 프랑스와 1-1 무승부를 기록하는 등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었다.
잘싸운 한국 대표팀은 25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다.
하노버=이해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