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보카트는 떠났다. 그러나 그의 리더십은 남아 있다. 2006 독일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의 잠재력을 전 세계에 보여준 딕 아드보카트 전 대표팀 감독의 리더십이 조명받고 있다.
비록 전 국민의 염원인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위기에 빠진 한국 대표팀을 불과 9개월 만에 새로운 팀으로 변신시킨 그의 리더십에 주목한 기업들이 앞다퉈 경영에 도입하려 하는 바람이 서서히 일고 있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을 4강으로 이끈 사령탑. 거스 히딩크의 리더십을 경영에 접목하는 열풍이 거세게 불었던 것과 비슷한 모양새다.
이러한 바람은 벤처 기업을 중심으로 비롯되고 있다. 이들 벤처 기업들은 아드보카트 자서전을 비롯해 그의 관리 기법을 분석한 책들을 구입해 사원들에게 열독케 하거나. 그가 포럼을 비롯한 각종 강연에서 밝힌 지도 철학이 담긴 동영상을 구해 관람케 하는 방식 등을 통해 ‘아드보카트 배우기’에 한창이다.
아드보카트 리더십의 두 키워드는 ‘칭찬’과 ‘애정’이다. 그가 선수들에게 가장 잘했던 말은 “자네가 넘버원”으로 선수들이 슬럼프에 빠지면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또 그는 살을 맞대고 친밀감을 높여 팀워크를 극대화했다. 눈과 눈을 맞대고 마음의 대화를 나눴다. 스킨십 경영으로 기업의 고객 감동 경영과 맥이 통하는 대목이다.
아드보카트 리더십은 그의 이름(ADVOCAAT)을 빌린 표현에 잘 압축돼 있다. A는 affection(애정). D는 diligence(근면). V는 victory(승리). O는 optimism(낙관주의). C는 communication(의사 전달). A는 ability(능력)와 applaud(칭찬). T는 touch(접촉)를 상징한다는 것으로 그의 리더십을 적절하게. 또 흥미롭게 나타냈다.
아드보카트 리더십은 기업 경영과 잘 상통한다. 그가 평소 던지는 재치 있는 유머는 조직에 신바람을 불어넣는다. 신나는 일터 만들기와 유사한 일종의‘펀(fun) 경영’이다. 적시에 카멜레온처럼 변신하는 전략은 변화와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가 정신과 통한다. 또 틈새를 놓치지 않는 것은 신시장을 창출하는 블루오션 전략과 유사한 면이 있다.
정해진 목표는 뚝심 있게 밀어붙이는 점도 CEO들에게는 무척 매력적 요소로 다가섰음에 틀림없다. 임기응변을 즐기면서도 통일과 질서를 중시하는 균형 감각을 잃지 않았다. 선수들의 행동 일치를 요구했고. 튀는 언행을 극도로 싫어했다. 아드보카트가 대표팀 제1원칙으로 시간 엄수를 내세우고 복장 통일을 요구한 것은 파워 리더의 전형적 모습이다.
김용만 단국대 스포츠경영학 전공 교수는 “히딩크 감독이 넘볼 수 없는 카리스마로 대표팀을 장악했다면. 아드보카트는 대화와 칭찬을 바탕으로 한 부드러운 것에 기초를 뒀다. 히딩크 때 그랬듯이 이제 아드보카트가 떠났지만 그의 리더십은 당분간 기업을 위주로 각종 조직체에서 각광받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