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여름이다." 바야흐로 바캉스 시즌이다. 지난 23일 충남 태안 만리포해수욕장이 개장한데 이어 이번 주말부터는 부산의 해운대해수욕장을 시작으로 전국 해수욕장이 조금씩 북상하면서 문을 열 예정이다. 장마가 물러나는 7월 중순이면 동해안 북단까지 어디서든 해수욕을 즐길 수 있게 된다. 그때면 전국 초·중·고등학교도 여름방학에 들어간다. 이왕 해수욕장을 피서지로 정했다면 지금부터 가족 단위로 여름을 피할 수 있는 곳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아이들이 놀기 좋은 해수욕장을 찾아봤다. 박상언 기자 separk@ilgan.co.kr
■서해안 해수욕장
대체적으로 백사장의 경사가 완만하고, 파도가 잔잔할 뿐 아니라 식수대·화장실·샤워 시설 등 각종 편의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어린 자녀와 함께하는 데 좋다. 넓은 백사장과 썰물 때는 갯벌까지 드러나 바다 생태 체험까지 가능하다. '피서와 교육'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는 셈이다.
▲만리포해수욕장(충남 태안군)
충청남도의 대표적 해수욕장으로 3㎞가 넘는 긴 백사장을 따라 펼쳐진 길고 아름다운 해변으로 유명하다. 특히 해질녘 붉은 낙조는 여름 더위를 한꺼번에 씻어 주고도 남는다. 완만한 경사, 얕은 수심, 잔잔한 물결, 그리고 높은 수온으로 아이들의 해수욕에 제격이다. 해수욕장 안에는 최근 세워진 깨끗한 민박촌, 넓은 주차장, 샤워장 등 편의 시설이 잘 정비돼 있다.
서해안 일대에서는 보기 드물게 수려한 자연 경관을 품고 있다. 인근 부사방조제·홍원항·마량리 동백숲·금강하구둑 등과 어우러져 가족 단위 피서지로 인기가 높다. 또 2㎞에 이르는 백사장 모래는 차량이 달리는 데에도 무리가 없을 만큼 단단하다. 주위에는 200개의 텐트가 동시에 들어설 수 있는 야영장도 갖춰져 있다. ▲가는 길=서해안고속도로→춘장대IC→춘장대. 서천군 문화공보실(041-950-4224)
■남해안 해수욕장
리아스식 해안선이 발달해 파도가 잔잔한 것이 특징이다. 지리적으로 서울에서 멀다는 것이 단점이지만 아늑한 남해안의 정취를 맛볼 수 있어 조금 긴 시간의 휴가라면 한번쯤 찾아볼 만하다.
▲명사십리해수욕장(전남 완도군)
완도 바로 옆 신지도 북쪽에 자리한 해수욕장으로 지난해 개통된 신지대교를 이용하면 완도읍에서 10분이면 닿는다. 연락선을 타고 다녀야 했던 불편은 올해부터 겪지 않아도 된다. 명사(鳴沙) 즉 모래가 운다는 뜻으로 고운 모래가 바닷물에 쓸리면서 내는 소리가 십리 밖까지 퍼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해안선의 길이가 약 4㎞에 이르고, 백사장의 폭도 100m에 이른다. 올 여름에는 가족 단위를 대상으로 텐트도 설치해 대여하고 있다.
▲가는 길=서해안고속도로→목포→완도→신지도. 완도군 문화관광과(061-550-5421).
▲송호해수욕장(전남 해남군)
해남읍에서 남쪽으로 41㎞ 가량 떨어져 있는데 한반도에서 가장 남쪽에 자리잡은 해수욕장이다. 백사장의 길이는 2㎞, 폭은 200m이며, 평균 수온은 섭씨 20도 정도로 따뜻한 편이다. 백사장의 경사도 매우 완만하다. 그리고 백사장 뒤에는 수령 100~200년 된 아름드리 소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썰물 때마다 드러나는 갯벌에서 고동·소라 등을 잡는 재미도 맛볼 수 있다.
3면의 바다 가운데 가장 깨끗한 바닷물이 자랑이다. 하지만 동해 바다는 수심이 깊고 가파르기 때문에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하조대 해수욕장(강원 양양군)
양양읍에서 남쪽으로 12㎞ 가량 떨어진 거리에 울창한 소나무숲을 배경으로 4㎞의 백사장과 수심 0.5~1.5m의 완만한 경사로 이뤄진 해수욕장이다. 낙산사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조금만 남쪽으로 내려가면 닿는다. 주변의 빽빽한 소나무숲 속에 조선 초기 개국 공신인 하륜과 조준이 은거하며 지냈다고 하는 하조대 정자가 있으며 주위 경치도 빼어난 곳이다. 남쪽으로 기암괴석과 바위섬이 있는데 하얀 포말이 부서지는 모습이 장관이다.
동해안에서 경관이 빼어나기로 소문나 있다. 해안이 활처럼 둥글게 휘어져 있고, 양 끝이 절벽과 암벽으로 어우러져 있다. 넓은 백사장 옆으로는 용화천이 흘러든다. 밀물과 썰물이 없고, 해수욕장이 마을 깊숙히 들어와 있고, 파도도 높지 않아 동해안이지만 가족 단위의 물놀이로 제격이다. 수심 1~1.5m, 백사장 길이 1㎞ 정도로 규모는 작긴 해도 한적한 어촌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