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은 세계 최고의 축구 잔치인 동시에 세계 최고의 축구 시장이기도 하다. 월드컵에서 두각을 나타낸 선수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각국의 클럽 팀들은 가능성 있는 선수 영입에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그리고 에이전시들은 자기 소속 선수들의 세일즈에 열을 올린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30일(이하 한국시간) 이번 독일 월드컵에서 나타난 선수들의 몸값·이적 시장에 대해 가늠했다. 신문은 세대 교체에 성공하며 4번째 우승을 향해 진군하는 개최국 독일 선수들의 몸값이 폭등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골잡이 미로슬라프 클로제(28·브레멘)의 몸값은 이번 대회를 통해 최소 500만 마르크(약 63억 원) 정도가 상승했다고 내다봤다. 클로제의 가치는 대회 전 1000만 마르크였으나 이번 대회 득점 레이스를 이끄는 등 특유의 골감각을 자랑하면서 현재 1500만 마르크로 뛰었다고 했다.
아울러 ‘전차군단’의 중앙 수비수 페어 메르데자커(22·하노버96)와 크리스토프 메첼더(26·도르트문트)의 가치도 상승하고 있다면서 더 좋은 클럽팀으로의 이적 가능성을 점쳤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독일과 함께 16강 돌풍을 일으킨 호주와 스위스의 대표선수들의 주가도 높아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스위스의 스트라이커 프라이는 최근 자국 리그의 스타드 렌에서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로 이적했다. 이스라엘이나 북유럽 등 상대적으로 작은 리그에서 뛰고 있는 가나 선수들도 주요 클럽의 스카우트 대상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한편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번 대회에서 아무런 소득없이 ‘빈손’으로 돌아가는 선수도 있다면서 네덜란드의 뤼트 판 니스텔로이(30·멘체스터)를 대표적으로 꼽았다. 신문은 “2006~07시즌을 앞두고 멘체스터를 떠날 것이 확실한 판 니스텔로이가 월드컵에서 보다 더 좋은 활약을 펼쳤다면 멘체스터는 그에게 거액을 지불하며 붙잡았을 것”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