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외곽인 강서구 범방동에 38여평 규모로 자리 잡은 부산경남경마공원에는 200명의 직원이 근무한다. 하지만 경마일에는 직원의 1.5배에 가까운 330여명의 ‘알바’들이 곳곳에서 바삐 움직인다. 이들이 없는 경마일은 상상하기 힘들다.
알바의 대부분은 주로 여성인 마권 발매원과 안내원. 그러나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기상천외한 일도 많다. 2000m에 달하는 경주로의 자갈 고르기. 출발선 흰색 깃발 올리기. 제주도 조랑말 관리하기. 말 오줌 시료채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일이 많다. 이중 단연 요지경은 오줌 받아내기. 3위 이내에 들어온 마필과 재결위원이 지정한 경주마를 대상으로 약물검사를 하는데 매 경주 30분마다. 또 억지로 오줌을 누게 하는 것이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다. 행여 수천만원짜리 귀하신 마필들이 부상을 당할까봐 주로의 자갈을 골라내는 것도 만만치 않다.
쉬 보기 어려운 일인만큼 급여도 짭짤하다. 보통 5만원 안팎이고 카메라를 다루는 카메라 촬영직. 경주마 오줌 받는 전문적인 일은 하루 일당이 5만 4700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경마장 아르바이트는 인기가 높다. 대기자만 100여명에 달할 정도. 서류전형. 면접. 수습 등 채용과정도 녹록치가 않다.
초보고객안내소에서 경마의 승식과 기초 지식을 안내하는 서민희(23·동아대) 양은 “수업이 없는 주말에 할 수 있고 다양한 사회경험까지 할 수 있어 용돈고 벌고 일석이조다. 단순 도박으로만 알았던 경마가 건전하게만 한다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레저란 걸 알게 된 것도 소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