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를 청산하고 LG에 입단한 왼손투수 봉중근(26)이 지난 6일 팀 훈련장인 구리구장에서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했다. 전날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한 뒤 이날 첫 팀 훈련을 치른 그의 얼굴은 상기됐다. 새 출발에 대한 설레임과 몸값(계약금 10억 원. 연봉 3억 5000만 원)을 해내야 한다는 책임감에다 한국에서만큼은 실패할 수 없다는 투지가 넘치기 때문이다.
이날 구장에 도착한 봉중근은 깜짝 놀랐다. 최상덕·김광삼·텔레마코 등 팀 선발급 투수들이 대거 훈련하고 있었던 탓이다. 이 정도의 선수들이 2군에 머무르고 있다면 한국 프로야구가 만만치 않겠다는 생각이 든 데다 메이저리그 출신 외국인선수들의 상당수가 실패하고 돌아간다는 말까지 떠올랐다.
봉중근은 “TV를 통해 한국 프로야구를 봤다. 이용규는 왼손타자인데도 바깥쪽 볼을 잘 쳤다. 양준혁 선배도 인상적이다. 많은 노력을 해야 겠다”며 한국야구를 평가했다.
봉중근은 당분간 오전에 웨이트르레이닝. 오후에 러닝 등 체력강화에 힘쓸 예정이다. 5월 말 피칭을 한 뒤로 개인훈련을 계속해 왔지만 부상없이 훈련 프로그램을 해내기 위한 준비다. 메디컬 테스트에서 근력은 선수들의 평균치에 해당하지만 체지방이 약간 높은 편이라는 지적을 받은 터다.
지난 5월 18일 LG에 입단한 봉중근은 미국 집과 차를 정리하기 위해 곧바로 출국해 지난 달 29일 귀국했다. 지금은 서울 강북구 수유리에 있는 부모님 집에서 생활하고 있다. 봉중근은 “친구인 김광삼과 계약하기 전부터 프로 생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것 저것 많이 알려줘 큰 도움이 된다. 열심히 하고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선후배에게 보여주고 싶다. 올시즌 팀 성적이 좋지 않지만 내년 시즌에는 반드시 팀이 상위권에 올라가는 데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봉중근은 신일고 2학년 때인 1997년 애틀랜타에 입단한 뒤 2004년부터 신시내티 레즈에서 뛰었으나 올해 메이저리그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는 2007시즌부터 한국 프로야구에서 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