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가 많아서 큰일났어. 배를 타고 저수지를 반바퀴만 돌아도 모터에 치인 붕어들이 물위에 떠올라 배를 못 띄운다니까”
“그정도예요?”
“말도 마라니까. 특히 밤에 배를 띄우면 배 위로 붕어가 막 뛰어 올라 양동이로 하나 가득 붕어를 퍼 다시 방류한다니까”
세상에 많은 거짓말 중에 모두가 인정하는 거짓말 중 하나는 바로 낚시꾼이 하는 거짓말일 것이다. 밤새 입질을 받아 아침까지 팔뚝만한 붕어로 살림망을 가득 채웠다든지. 입질을 받아 실강이를 하다 힘이 부쳐 물속으로 끌려 들어갔다든지 등등 사실 낚시꾼이라면 혹하고 한번쯤 속을 만한 거짓말들이 유난히 많다.
냉정지 관리인도 어쩌면 그런 낚시꾼들이 하는 류의 거짓말을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른 관리형 낚시터 같으면 입어료 일만원이면 단지 낚시하는 것에 한정되지만. 입어료만 지불하면 구수한 된장찌개까지 대접할 줄 아는 그런 인심좋은 사람이기에 듣기에 전혀 거북스럽지가 않다.
그리고는 일침을 놓는데 “비가 많이 와서 흙탕물이라 아마 꽝치기 딱 좋을거야. 그래도 이런 가운데 붕어를 잡아내야지 선수지. 암먼…” 하는 것이 아닌가? 이런 말을 듣고 몰황이 된다면 이래저래 체면 다 구기는 날이다.
■ 푸짐한 조황과 구수한 된장찌개가 보장되는 곳
충남 아산시 인주면 밀두리에 위치한 냉정지는 그렇게 개체수가 많고 물이 맑아 한적하게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아담한 낚시터다. 저수지 제방 뒤로는 암벽이 버티고 있고 관리소 맞은편으로는 나즈막한 산이지만 우거진 나무들이 싱그런 공기를 쉴틈없이 생산하고 있다.
게다가 관리인이 하는 말처럼 소위 ‘물반 고기반’ 정도는 아닐지 모르지만 올해의 경우. 특히 떡붕어 조황만 놓고 본다면 음성 감곡지와 더불어 중부권에서 가장 기복없는 곳으로 인정할 정도로 꾸준한 조황을 보여주고 있다.
주요 어종은. 원래 힘좋은 토종붕어 개체수도 많았던 곳이지만 지금은 떡붕어에 밀린 탓인지 간혹 얼굴을 비칠 뿐이고 30cm넘는 떡붕어가 주종을 이룬다.
언덕과 같은 얕은 고개를 넘어 저수지가 한눈에 보이고 제방으로 난 길을 따라 저수지 오른쪽으로 차를 몰고 가면 하류권과 관리실 앞쪽에 설치되어 있는 잔교좌대가 주된 포인트이다.
낚시를 하다보면 관리인이 입어료를 받으러(입어료 : 일만원) 오는데 이때 입어료를 지불하고 받은 입장권을 들고 식당으로 가면 소문난 구수한 된장찌개를 곁들인 푸짐한 점심을 무료로 제공한다. 물론 입장권 한 장에 밥 한상이지만….
아산권에는 유명한 관광지가 꽤 많다. 이순신장군의 사당이 있는 현충사·아산만 국민관광단지·온양온천 등 이름만 들어도 유명한 장소들이 인근에 즐비하다.
때문에 냉정지는 시간이 없는 관계로 멀리 가지 못하는 낚시인들에게 가족들과 함께 낚시를 겸해 가볍게 출조를 해도 하루가 즐거운 그런 코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낚시 칼럼니스트(www.swinglife.co.kr)
■조황문의:041-533-4305
■가는길 1. 서해안 고속도로나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여 아산방조제 남쪽 끝에 있는 인주사거리까지 간다. 2. 인주사거리에서 삽교천 방향으로 2km정도 진입하면 우측에 현대주유소가 나오고. 주유소 지나자 마자 첫 번째 신호등에서 U턴한다. 3. U턴하여 100m 정도 우측에 ‘냉정낚시터’라는 간판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