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름연맹(총재 김재기)에서 영구 제명된 이만기(43) 인제대 교수가 연맹 측과 함께 공청회를 열어 한국 씨름이 나아갈 방향을 토론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이 교수는 5일 IS(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이번 일(영구 제명)이 오히려 씨름인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며 “6∼7일께 민속씨름 동우회원들과 만나 대응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연맹과 동우회 측이 함께 토론회를 열어 씨름을 살릴 수 있는 길을 찾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가 회장을 맡고 있는 민속씨름 동우회는 역대 천하장사 및 체급 장사들의 친목 모임으로 이봉걸·이준희·홍현욱·김칠규 등 왕년의 스타 선수들을 중심으로 현재 50∼60명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이 교수는 “씨름계를 연맹과 동우회 간 대결 구도로 끌고 갈 생각은 전혀 없다. 오히려 전 씨름인이 화합해 침체돼 있는 한국 씨름을 되살리는 계기로 삼을 수도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연맹이 영구 제명의 주요 이유로 지목한 ‘한국민족씨름위원회’와 관련해 “지난해 7월 300여 명의 발기인 중 한 명이었을 뿐이다. 나와는 관계가 없는 단체이며. 현재는 유명무실한 기구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 교수의 영구 제명이 결정된 4일 이후 한국씨름연맹 인터넷 게시판(http://www.ssirum.or.kr)에는 누리꾼들이 300여 건의 글을 올려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연맹의 조치를 비난하는 글이 대세를 이룬 가운데 양측이 서로 화합해 씨름 발전에 힘써줄 것을 당부하는 의견도 있었다.
최민식 씨는 “씨름계 원로급에 속하는 사람이 약간 쓴소리 했다고 영구제명이면 씨름연맹은 국민들에게 영구제명되리라!”고 분노했고. “명예의 전당이 아니고 영구제명이라고요?”(김종우).
“씨름 때려치우고 그냥 K-1 한국리그 어때?”(김형규)라는 자조적인 글도 있었다.
김지성 씨는 “하루 속히 이기심과 집착을 버리고 한국 전통 씨름의 미래를 재정립하고 심기일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씨름인들의 현명한 판단이 있어야”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