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피겨 스타들의 몸놀림에 아이돌 스타의 콘서트를 방불케하는 환호성과 박수갈채가 공연 내내 끊이지않고 이어졌고 뜨거운 열기에 아이스링크가 녹을 정도였다.
17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현대카드 슈퍼매치 2006-은반 위의 세계 슈퍼 스타’ 공연을 찾은 3000명 가까운 피겨팬들은 ‘한국 피겨의 희망’ 김연아(16)를 비롯해 예브게니 플루첸코(24·러시아). 알렉세이 야구딘(26·러시아). 이리나 슬루츠카야(27·러시아) 등 세계적인 피겨 스타들의 우아하고 열정적인 공연에 넋을 잃고 말았다.
17일 목동실내링크에서 열린 현대카드 슈퍼매치 2006에서 페어에 출전한 미국의 남나리와 테미스토클스 레프테리스가 환상적인 연기를 펼치고 있다.
나오미 나리 남(한국명 남나리)-테미스토클스 레프테리스의 페어 연기로 막을 연 공연은 45살의 베테랑 게리 비컴이 테크노 팝그룹 YMO의 음악에 맞춘 테크노댄스 연기로 달아올랐다.
17일 목동실내링크에서 열린 현대카드 슈퍼매치 2006에서 아이스댄싱에 출전한 불가리아의 알베나 덴코바와 맥심 스타비스키가 환상적인 연기를 펼치고 있다. 2006 세계선수권대회 아이스댄싱 챔피언 알베나 덴코바-막심 스타비스키조가 CF 배경음악으로 귀에 익은 경쾌한 ‘히트 더 로드. 잭’(Hit the road. Jack)에 맞춰 연인의 사랑 싸움을 앙증맞게 표현했다.
17일 목동실내링크에서 열린 현대카드 슈퍼매치 2006에서 아이스댄싱에 출전한 러시아의 타티아나 나브카와 로만 코스토마로프가 환상적인 연기를 펼치고 있다.
2006 토리노올림픽 여자 싱글 동메달 이리나 슬루츠카야의 환상 공연에 이어 2006 토리노동계올림픽 아이스댄싱 금메달리스트 타티아나 나브카-로만 코스토마로프조는 비제의 카르멘 서곡에 맞춰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표현했다.
야구딘과 플루첸코의 남자 싱글 자존심 대결. 2002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야구딘은 신나는 드럼과 신시사이저가 곁들어진 격렬한 전자음악에 맞춰 현란한 발놀림과 짧은 스텝 등 아기자기한 동작으로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17일 목동실내링크에서 열린 현대카드 슈퍼매치 2006에서 남자싱글에 출전한 러시아의 예브게니 플루센코가 익살스런 연기를 펼치고 있다.
2006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플루첸코는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의 선율에 맞춰 3차례나 선보인 완벽한 트리플 점프와 선이 굵고 우아한 연기로 응수. 관중석에서 환호성을 터졌다.
17일 목동실내링크에서 열린 현대카드 슈퍼매치 2006에서 여자싱글에 출전한 김연아가 환상적인 연기를 펼치고 있다.
드디어 1부 피날레로 나선 한국의 피겨 요정 김연아. 영화 뮬란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리플렉션스’(reflections)에 맞춰 우아한 손짓과 함께 전지훈련을 통해 다음은 성숙한 연기를 펼췄다. 비엘만 스핀과 두 차례의 트리플 점프를 깔끔하게 성공시켜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전날 공연에서 두 차례 모두 실패한 것을 깨끗이 만회. 김연아는 2부 첫 공연으로 자신의 코치를 맡았던 브라이언 오셔. 남나리와 트리오 무대에서 실수 없이 트리플 점프를 해냈고 단독 공연으로 세계주니어선수권 챔피언에 오를 당시 선보였던 영화 물랭루즈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OST) ‘록산느의 탱고’에 맞춰 또 한번 멋진 피겨 연기를 보여줬다.
2부 피날레를 장식한 ‘황제’ 플루첸코의 공연이 압권이었다. 플루첸코는 ‘섹스 밤’(Sex Bomb)의 끈적한 선율에 ‘섹시미’를 한껏 발산한다. 최근 세계 각국의 아이스쇼에서 여성팬들을 녹인 바로 그 공연이었다.
연기 초반부터 트리플 점프 사이사이 빨간 재킷과 황금색 조끼를 차례로 벗고 마지막 검은 바지마저 벗어던져 황금빛 팬티만 도드라져 보이는 근육질의 살색 복장을 과시하자 관중석은 자지러지듯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얼핏보면 마치 알몸에 팬티만 입은 것처럼 보였다. 플루첸코는 황금빛 팬티를 입고 스트립쇼에 가까운 연기를 펼쳤다.
이날 공연의 피날레는 출연자 전원이 붉은색과 노란색이 어우러진 단체복을 입고 나와 허슬 무대를 펼치며 열광해준 관중에게 화답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관중석 곳곳에서는 꽃다발이 아이스링크로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