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이승엽, 그에게는 던질 곳이 없었다``
드디어 터졌다. 요미우리 이승엽(33)이 18일 히로시마전에서 마침내 시즌 40호 홈런을 터뜨렸다. 지난 2003년 한국 프로야구에서 56호를 쳐낸 이후 무대를 일본으로 옮겨 3년 만에 다시 시즌 40홈런 고지를 밟은 이승엽에게 이날 홈런은 여느 때와는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값진 의미를 안겨 주었다.
△스트라이크는 없다
이승엽은 이날 히로시마전에서 4차례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 우완 선발 오다케(1·4·5회)와 좌완 베일(8회)이 이승엽에게 던진 공은 모두 16개. 그 중 14개는 볼이었고 2개는 이승엽이 타격을 해 홈런과 희생 플라이를 만들어 냈다. 결국 스트라이크를 하나도 잡지 못할 만큼 투수가 던질 곳이 없었다는 뜻이다. 특히 이승엽은 4·5회 볼카운트 0-3에서 과감하게 스윙을 해 모두 타점을 올리는 자신감을 보여줬다.
△슬럼프여 안녕
최근 이승엽은 피로 누적과 무릎 부상 등으로 인해 홈런 행진이 다소 주춤해 있는 상태다. 8월 10일 36호 이후 12경기 만에 37호를 날렸고, 다시 9경기 뒤 38·39호 연타석 아치를 그렸다. 이번 40호 역시 7경기, 11일 만에 나온 대포였다. 결국 36호에서 4개를 추가하는 데 무려 39일이 걸린 셈이다.
올시즌 이승엽의 홈런포가 7경기 이상 침묵한 경우는 4차례 있었다. 그 중 5월 5일 시즌 6호(홈 야쿠르트전)를 제외하고는 3차례 모두 원정 구장에서 홈런 슬럼프를 탈출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표 참조>
△이제 남은 목표는
일본의 야구 영웅 나가시마 시게오 감독의 한시즌 최다 홈런 기록(39개)을 넘어선 이승엽은 이제 역대 요미우리 용병 한시즌 최다 홈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부문 기록은 2004년 터피 로즈가 세운 45홈런. 팀의 132경기(이승엽은 130경기)에서 40홈런을 날린 이승엽은 남은 14경기에서 산술적으로는 44개까지 예상되지만 2개를 더 때린다면 용병 신기록도 가능하다. 또 이날 3타점 1득점을 보탠 이승엽은 시즌 100타점과 100득점에 각각 3개와 6개를 남겨 놓았다.
아울러 기다리던 40홈런을 넘어섬에 따라 이제 메이저리그 진출과 일본 잔류 등 이승엽의 내년 시즌 거취도 본격적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마침 일본 <데일리 스포츠> 는 18일 '뉴욕 양키스의 스카우트가 이승엽에 대한 분석을 끝내고 전략을 세웠다. 시즌 뒤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가 이승엽 영입전을 벌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화섭 기자 [myth@ilgan.co.kr]
이승엽 올시즌 7경기 이상 무홈런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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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홈런 상대팀 기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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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5일 6호 야쿠르트(홈) 4월 22일 5호 후 12경기, 13일만
8월 24일 37호 요코하마(원정)8월 10일 36호 후 12경기, 14일만
9월 7일 38·39호 한신(원정) 8월 24일 37호 후 9경기, 14일만
9월 18일 40호 히로시마(원정)9월 7일 39호 후 7경기, 11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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