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리그 동부지구의 뉴욕 메츠는 지난 19일 홈구장 셰이 스타디움에서 플로리다 말린스를 4-0으로 영봉하고 전체 최고 승률인 6할1푼1리(91승58패)로 가장 먼저 지구 1위를 확정지었다.
메츠의 지구 1위는 1988년 이후 처음(1999·2000년은 와일드카드)인데 더욱 의미가 큰 것은 무려 14시즌 연속 지구 1위를 독식했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침몰시켰다는 점이다.
그 중심에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의 오마르 미나야 단장이 있다. 미나야 단장은 1998년 메츠의 부단장이 된 후 능력을 발휘했으나 어떤 구단도 소수계인 그를 단장으로는 쓰지 않았다.
그에게 기회를 준 인물은 현 메이저리그 커미셔너 버드 셀릭이다. 셀릭은 2002년 2월 메이저리그가 위탁 경영한 몬트리올 엑스포스의 단장으로 그를 임명해 메이저리그 사상 최초로 히스패닉계 단장을 탄생시켰다. 미나야는 돈을 전혀 쓸 수 없는 상황에서 몬트리올을 2년 연속 승률 5할 이상을 거두는 팀으로 이끌었고 이를 인정 받아 2004 시즌 후 단장으로 뉴욕 메츠에 복귀하게 됐다. 꿈이 이뤄진 것이다.
물론 미나야 단장은 2005년시즌부터 구단을 재건하면서 돈을 물 쓰듯 썼다. USA 투데이에 따르면 8월 31일 로스터를 기준으로 뉴욕 메츠의 선수단 연봉은 1억 1300만달러이다. 30개 구단 가운데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다음으로 많은 전체 3위, 내셔널리그 1위다. 프레드 윌폰 구단주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그런데 미나야 단장의 팀 강화 전략에는 뉴욕이라는 큰 시장의 강점을 바탕으로 돈을 이용한 자유 계약 선수(FA)의 영입과 트레이드 등 만이 아닌 '상대의 전력 약화 작전'도 포함돼 있었다는 'USA 투데이' 할 보들리의 주장을 주목해 볼 만하다. 할 보들리는 미나야 단장이 같은 동부지구 팀의 전력 약화에 집중했으며 그 근거로 다음 세가지를 들었다.
첫번째가 43번(1위를 확정한 19일 현재)의 세이브 기회에서 38세이브(3승2패) 평균자책점 2.11을 기록한 좌완 빌리 와그너를 FA 시장에서 전 소속팀 필라델피아와의 돈싸움 끝에 4년간 4300만달러에 잡아낸 것이다. 두번째는 48세의 노장 훌리오 프랑코를 애틀랜타에서 데려온 것이다. 미나야 단장은 선수로서 '환갑'이 지난 그에게 2년간 220만달러의 다년 계약을 줬다. 미나야 단장은 그에게서 성적을 기대한 것이 아니다. 팀의 리더 역할을 주문했는데 그는 너무도 잘해 내 '클럽하우스의 MVP'로 평가받고 있다. 반면 애틀랜타는 그를 잃은 것 자체가 그라운드 밖의 전력 약화로 이어졌다.
마지막 세번째는 폭탄 세일 중이었던 플로리다로부터 올스타 1루수 카를로스 델가도와 포수 폴 로두카를 트레이드해온 것이다. 그러니까 미나야 단장의 작전은 팀당 19경기를 해야 하는 같은 지구 팀으로부터 선수를 빼내 와 상대 전력을 약화시키는 것이었으며 그것이 성공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