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EO(최고경영자) 가운데 10명 중 4명은 골프 라운드 때 속임수를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골프전문지 골프다이제스트는 최신 10월호에서 ‘CEO들의 성향과 그들의 골프사랑’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38%가 ‘속임수의 골프를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개인적으로는 한 기업의 대표이지만 특히 상대를 이기기 위해서는 ‘신사의 스포츠로 에티켓과 룰이 생명인 골프의 금도’를 망각하고 자신까지 속일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응답자의 15%는 동료 CEO가 그런 짓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한 CEO는 “골프는 인생의 거울이다. 골프에서 속임수를 쓰는 사람은 인생에서도 속임수를 쓴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CEO는 역시 CEO였다.
‘마스터스의 개최지인 오거스타내셔널GC에서 플레이할 기회와 다음 4분기에 자기 회사가 최고 수익을 달성할 수 있는 기회 가운데서 어느 쪽을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 ‘오거스타내셔널GC를 선택하겠다’고 한 응답한 CEO는 0%였다.
성격이 좀 다른 질문이지만 지난 2월 같은 잡지사에서는 일반 남녀골퍼를 대상으로 ‘오거스타내셔널GC에서 플레이하는 댓가로 1년 동안 섹스를 포기해야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설문을 실시한 바 있다.
그런데 당시 남자는 32%(총응답자 2262명). 여자는 31%(총응답자 2440명)가 ‘섹스를 포기하고 티 타임을 받겠다’는데 동의한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즉 CEO들은 오거스타내셔널GC보다 자신의 경영능력의 지표라고 할 수 있는 ‘회사의 수익’이 더 큰 관심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어쨌든 동물적인 전문 경영인로서의 자질은 숨길 수 없나 보다. 이들은 또 경쟁심도 대단했다.
“고객과의 시합도 포기해본 적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가 상당수에 달했으며. “71%는 골프 라운드 중에 만났던 사람과 사업을 성사시킨 적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CEO들이 플레이하는 라운드의 35%는 사업과 관련돼 있지만 나머지 65%의 라운드는 일과 관계없이 가족이나 친구들과 즐기는 라운드인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43%는 항상 코스에서 휴대폰을 꺼놓으며. 21%는 휴대폰을 끄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들의 75%는 그린피로 300달러 이상(최고액 그린피는 600달러)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CEO의 62%는 “골프백 속에 5년 이상 사용해온 클럽이 적어도 하나는 들어 있다”고 답했다.
한편 31%는 “타이거 우즈와의 라운드 기회가 주어진다면 기꺼이 1만 달러(1000만원)를 낼 의향이 있다”며 “타이거와 플레이한다는 것은 아주 멋진 일이다. 비용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