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 스포츠·중앙일보·㈜진로가 희귀 난치병 청소년을 돕는 ‘스마일 어게인 캠페인’을 전개합니다.
이는 연예·스포츠 스타가 난치병 청소년 가족과 일대일 자매 결연을 맺고. 함께 시간을 보내며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랑의 나눔 행사입니다. 세 기관은 손을 잡고 연말까지 기금을 모아 사회복지법인 세이브 더 칠드런에 전달할 계획입니다.
선정된 청소년들은 스타와 만나 즐거운 시간을 갖게 되며 세이브 더 칠드런을 통해 최대 1000만원까지 치료비를 지원 받게 됩니다. 일간 스포츠는 난치병 청소년과 스타의 만남 사연을 연말까지 매월 한 차례씩 게재할 예정입니다.
엄마는 오늘도 아들과 눈으로 대화한다. 눈빛만 봐도 벌써 무엇이 필요한지. 어디가 불편한 지 척척 알아낸다. 근육에 힘이 없어져 몸을 가눌수 없는 희귀병의 일종인 근이영양증을 앓고 있는 열 네살 손동환군. “엄마 코 안이 막힌 것처럼 숨쉬기 힘든데. 뭐가 혹시 들어갔는지 봐 주세요”
엄마 이우연(42)씨는 온 몸을 맘대로 움직일 수 없는 동환이의 침대 옆에서 24시간 앉아 귀를 기울인다. 엄마는 온 몸이 불편한 아들의 손과 발이자 맘 속 상처까지 보듬고 안아주는 세상 하나뿐인 치료사다.
●엄마. 아파서 미안해요.
“엄마. 몸에 힘이 없어요.” 친구들과 놀다 자주 넘어지던 동환이가 근이영양증(진행성 근디스트로피)이라는 천청벽력 같은 진단을 받은 것은 지난 96년이였다.
“뛰던 아이가 앉은뱅이가 되고. 앉던 아이는 침대에 눕게되고 점점 움직일 수도 없게 됩니다. 이 진행 과정을 거스를 수 있는 의료 기술은 현재까지 없습니다. 동환이네 집안 형편도 넉넉하지 않은데 시간낭비. 돈 낭비 하지 않는게….”
담당 의사의 담담한 조언에 엄마는 그날 밤 시집와 처음으로 소주를 마시며 아들을 품에 안고 펑펑 목 놓아 울었다.
사실 동환이는 나쁘지 않은 케이스였다. 7년 전 국내 학계 처음으로 모세포 이식수술을 받아 언론에서도 근이영양증 우수 임상치료 실례로 소개되는가 하면. 경과가 나쁘지 않아 근이영양증 환우보호자 모임(www.mdakorea.org)에서도 사람들의 큰 관심과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결국 지난 2001년부터 휠체어에 앉아 지내고 있다.
▲2005년 에버랜드에 엄마와 동환이가 놀러갔을 때의 모습. 당시 앳된 얼굴과 달리 2년 사이에 몰라보게 부쩍 자랐다.
●나를 놓지 않아서 고마워요.
엄마와 아들은 그때부터 손을 잡고 전국을 여행 다녔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동안 엄마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아이의 눈에 담아주고 싶었습니다.”(이우연씨)
건설 현장 중장비 기사로 근무하는 아버지가 가져오는 월 100만원이 채 안되는 생활비. 엄마는 손에 기름 값만 있으면 아들을 들쳐업고 전국 곳곳으로 떠났다. 최근까지 울진. 동해. 영암…. 휠체어를 탄 동환이를 뒤에서 밀며 걸으면. “저 때문에 힘드시죠? 엄마. 사랑하고 저를 끝까지 놓지 않아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든든하게 얘기한다.
동환이는 오랜만에 반가운 손님을 맞아 활짝 웃었다. 동환이가 개그맨 김기욱을 만나고 싶었던 이유는 SBS TV <웃찾사> 의 팬이기도 했지만. 다리 부상으로 9개월 입원 치료와 6번의 대형수술을 받고 휠체어 신세를 졌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었다.
병실에 도착한 김기욱은 첫 인사부터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병원 답답하지? 형도 그랬는데.특히 소변 줄 꽂을 때 죽도록 아프지 않냐? 형은 다리 수술받고 사흘동안 변을 못눠 관장했었는데. 방 안에 냄새가 진동하더라(웃음).”
처음 만나는 김기욱을 친형처럼 잘도 따르는 동환이는 형의 손을 살갑게 꼭 잡고 즐거운 이야기를 나눴다. 23일 고관절과 무릎.아킬레스 건 뼈를 고정시키는 대형 수술을 받아 침대에서 일어날 수 없는 동환이를 위해 김기욱은 줄곧 침대위로 몸을 숙여 눈높이를 맞춘다.
● <웃찾사> 놀러가요. 웃찾사> 불편한 몸 때문에 TV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동환이. 아마추어 TV 평론가 못지않다.
“형. 요즘 <개그야> 가 더 인기 많은 거 아세요? ‘사모님’ 코너 특히 재미있던데.”
선제 공격을 당한 김기욱이 “너 직접 와서 한번 봐야겠다”며 손동환 군의 손을 꽉 잡는다. 김기욱은 이어 “ <웃찾사> 녹화장에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와. 언제든지 형이 보고 싶으면 전화하고”라며 휴대전화 번호를 직접 입력해 줬다.
김기욱은 왼쪽 바지단을 걷어 올려 철심을 4대나 박아넣은 자신의 왼쪽 다리를 동환이에게 만지게도 해 보고. 자신의 히트 개그인 ‘흐이짝. 흐이짝’도 보여줬다. 훌쩍 두시간이 지나갔다.
“사회복지회를 통해 전달받은 환우 프로필만 보고 이렇게 많이 아픈 친구인 줄 몰랐다. 나도 병원에서 생활해 봐서 환자들이 TV에 의지하며 치료의 통증을 잊고 그 속에서 즐거움을 찾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런 생각을 하면 기쁘면서도 이제는 어깨가 무겁다.” (김기욱)
김기욱과 손동환군이 즐거운 만남을 갖진 사흘 뒤. 동환군이 기자에게 후일담을 알려왔다.
“기욱이 형이 며칠 전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했더라구요. ‘동환이는 밥 먹었니? 형은 오늘 한끼도 못 먹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 형이 다음에 동환이 맛있는 거 사줄게!’ 그래서 저 다다음 주에 친구들과 <웃찾사> 놀러가기로 했어요.(웃음)”
김성의 기자 [zzam@jesnews.co.kr] 사진=이영목 기자 [ymlee@ilgan.co.kr] 웃찾사> 웃찾사> 개그야>웃찾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