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2번째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박찬호(33)의 몸값이 과연 어느 정도가 될 것인가. 스스로를 '평범한 선수'라고 표현했고 시장 가치 역시 LA 다저스에서 2001시즌을 마치고 처음 FA가 됐을 때의 '특급'과는 거리가 상당히 먼 것이 사실이다.
일부 팬은 물론 전문가로부터 '내년 연봉은 200만 달러(약 20억)를 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론까지 나왔다.
메이저리그 FA 시장이 13일(한국 시간) 개장된다. 최고의 상품을 보유한 상인은 역시 박찬호의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이다.
그는 특급인 오클랜드 출신의 좌완 배리 지토와 일본 프로야구의 에이스 마쓰자카 다이스케(세이부), 그리고 세인트루이스 월드시리즈 챔피언에 앞장선 제프 위버를 보유하고 있다.
보라스의 분석에 따르면 박찬호가 예상을 넘어서는 계약을 할 지도 모른다. 스콧 보라스는 "투수 시장은 지난 해 보다 훨씬 공격적인 구매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구단주들이 좋은 투수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을 펼칠 수밖에 없다. 메이저리그는 2006년 무려 52억 달러(5.2 빌리언, 약 5조 2000억 원)의 총 수입을 올린 데다 우려를 했던 선수노조와의 단체 협약도 타결돼 시장이 안정됐다"라고 평가했다.
따라서 지난 해보다 더 많은 구단들이 평균 이상의 FA 투수를 확보하기 위해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오클랜드의 부단장인 데이비드 프로스트가 'USA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것도 박찬호에게 희망적이다. 프로스트는 "대부분 구매자들은 수준급의 선발 투수(quality starting pitching)의 공급이 올해도 저조할 것이라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어느 정도 수준 이상의 투수라면 경쟁적인 입찰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를 들면 2005시즌을 마치고 세인트루이스에서 처음 FA 자격을 얻은 우완 매트 모리스의 경우 지난 해 샌프란시스코와 3년간 2700만 달러(약 270억 원)에 계약을 했다.
올해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MVP를 수상한 제프 수판은 모리스와 같은 대우가 예상되는 데 그는 박찬호와 통산 성적이 엇비슷하다.
두 살이 적은 제프 수판(31)은 통산 106승101패, 평균자책점 4.60을 기록하고 있다. 올시즌 소장 출혈로 수술까지 받으며 7승7패 평균자책점 4.81을 마크한 박찬호는 통산 113승87패, 평균자책점 4.37로 나이와 건강에 대한 불안함을 배제하면 오히려 낫다.
FA 특급 상품은 배리 지토와 마쓰자카, 그리고 A급은 제이슨 슈미트(통산 127승90패, 평균자책점 3.91)·제프 수판·제프 위버·테드 릴리(토론토)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박찬호는 그 다음 단계이다.
로스앤젤레스=장윤호 특파원 [changyh@ilg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