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야구의 선수 확보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뉠 수 있다. 고졸·대졸·실업 등 아마추어 선수를 대상으로 한 신인지명 제도와 1998년부터 시작한 외국인 선수 영입. 최근 봉중근(LG)처럼 해외에 진출했던 선수를 국내로 복귀시키는 방법이다.
제도마다 구단과 프로야구선수협회의 다양한 의견이 있는가 하면 특히 외국인 선수 수에 대해서는 구단과 프로야구선수협회가 첨예한 대립각을 이루고 있다.
▲신인 지명 제도
현행 신인 지명 제도는 연고지 1차 우선지명과 2차 지명이 있다. 현대를 제외한 7개 구단은 연고 지역내 선수 2명을 배타적으로 지명. 계약할 수 있다. 연고지 이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현대는 2003년부터 5년째 1차 지명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중이다.
1차 우선지명은 2006년까지 1명이었으나 2007년은 2명으로 확대됐다. 2차 지명은 전년도 성적 역순에 따라 지그재그로 지명하는 것이다.
나진균 프로야구선수협회 사무총장은 “프로야구의 전반적인 발전을 위해서 메이저리그처럼 전면 드래프트제를 해야 한다. 현재 도시 연고제이지만 마산·전주·춘천 등지에서 신생 구단이 창단할 경우에는 신인 지명권(광역 연고 인정)에서 충돌이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1차 우선 지명없이 완전 드래프트제를 실시하면 규약에 따라 도시연고제 취지를 살릴 수 있고 신생팀 창단도 쉬워진다는 것. 정재호 현대 단장 역시 “드래프트제를 하면 야구 발전에 이득이 더 많을 것”이라고 동조했다.
반면 서울과 부산·경남·광주·전남북 등 자원이 좋은 지역을 연고권을 둔 구단들은 전면 드래프트에 반대하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상구 롯데 단장은 “지역 연고에 대한 구단의 투자가 있다. 우선지명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소년 야구 지원 등 지역 야구를 위해 공헌한 대가는 인정받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모 구단 스카우트팀장은 “서울과 부산. 호남 지방과 다른 지역은 지역적인 편차가 많다. 전면 드래프트제가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외국인 선수 제도
용병 제도는 98년 팬들의 관심 유도와 국내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위해 처음 도입됐다. 각 구단은 성적과 직결되는 용병 수를 늘리고 싶어한다. 자금력이 좋은 모 구단 사장은 “5명까지 늘리자”고 말할 정도다.
정재호 현대 단장은 “2001년과 2002년에 실시한 ‘3명 보유·2명 출장’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 단장은 “출장 선수를 2명으로 한정하기에 현행 제도와 같다”며 “3명을 보유하면 기량이 모자라는 용병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부담을 덜 수 있다. 또 1명이 늘어나 팀마다 취약한 포지션을 만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수협회는 용병 수를 확대하는 것에 적극 반대한다. 나진균 사무총장은 “용병에게 연봉 외에 집과 각종 복지혜택 등 거액 투자에 비해 효과를 못 보는 것 같다. 용병도 먹튀는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용병의 관중 동원에도 의문을 품었다.
나 총장은 “우즈(전 두산)나 호세(롯데) 같은 예외도 있지만 용병의 관중 동원력은 낮다. 오히려 토종 선수가 프로가 될 경우 친인척을 비롯한 지인들로 최소 1000명의 팬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용병 의존도가 높아지면 야구의 저변이 약해지고 쇠퇴해질 수밖에 없다”며 “아마추어 선수에게 일자리와 함께 미래에 대한 비전을 보여주기 위해 ‘2명 보유. 1명 출장’으로 줄이는 것”을 주장했다.
이상구 롯데 단장은 “용병은 성적을 위해 즉시 전력감이고 경제적으로도 FA에 비해 훨씬 효율적이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최근 들어 FA가 거액 계약 후 부상이나 부진으로 성적이 뚝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롯데는 정수근(6년간 최대 40억 6000만원)·이상목(4년간 최대 22억원)에게 거액을 들였지만 3년간 효과는 적었다. 4년에 최대 60억원의 대박을 터뜨린 심정수(삼성)는 올 한해 부상으로 쉬다시피했고. 마해영(LG·4년간 최대 28억원)은 급기야 FA 계약 마지막해를 앞두고 방출 위기에 몰렸다.
강병철 롯데 감독은 “FA의 실패 사례. 먹튀 등이 용병에 대한 의존도를 높인다. FA가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거물 FA의 1년 평균 몸값은 7억~8억원이 기본이다. 반면 용병은 최고 몸값이 30만 달러(약 2억 8500만원)면 된다.
강 감독은 “용병은 부진할 경우 교체할 수 있지만 먹튀 FA를 데려왔을 경우 장기간 처치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외국인 선수 제도에 관한 포털사이트 네이버 설문조사에서는 ‘3명 보유에 2명 출전’이 43.28%(9590명)로 최고 지지를 받았다. ‘3명 보유’(29.8%)가 현행 ‘2명 보유’(17.09%)보다 더 높은 응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