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도입한 씨수말 중 최고액인 40억원을 들여 수입한 ‘메니피(Menifee)’가 순조로운 제주 적응을 마치며 내년 ‘씨뿌리기’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10월 20일 인천공항에 도착. 40여일간 검역소 생활을 마치고 지난 5일 제주목장에 몸을 푼 ‘메니피’는 A급 마사에서 다른 씨수말들과 함께 한국 생활을 시작했다. ‘메니피’가 묵는 마사는 디디미·엑스플로잇·커맨더블·볼포니 등 10억원대 이상의 말만 사는 특별 마사. 원목으로 호사스럽게 꾸며진 A급 마사는 보통 마사 면적의 두 배가량으로 널찍하다.
메니피는 순수 마필가격만 350만 달러(약 32억원)에 운송비·검역비·보험료 등을 합해 40억원 이상이 투자됐다. 이 금액도 최근 환율 하락 덕을 단단히 본 금액이다.
700㎏의 엄청난 거구였던 ‘메니피’는 검역 과정에서 살이 빠져 현재는 600㎏를 조금 넘고 있다. 그러나 제주목장에서 특별관리하고 있고 앞으로 스트레스 받을 일은 별로 없어 자기 체중을 금세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목장은 시간이 날 때마다 바깥 바람을 쐬주고 워킹머신 등 운동도 병행해 원래의 우람한 체구를 복원할 계획이다.
‘메니피’의 도착을 가장 반기는 것은 제주의 민간 목장. 내년 교배기(3~6월)에 자신들이 보유한 씨암말에 씨를 뿌려줄 ‘메니피’의 도착 소식에 벌써부터 교배 날짜를 어떻게 받을까 달력을 넘겨보고 있다. ‘메니피’는 인천공항 검역소에서 4번의 시험교배를 했는데 ‘무난하게’ 일을 치러 목장 관계자들을 안심시켰다.
제주목장 측은 내년 150마리의 교배 신청을 받은 뒤 엄선 과정을 거쳐 교배 날짜를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1~3순위로 씨암말을 분류해 1순위 마필(약 50마리)의 경우 교배에 별 어려움이 없지만 나머지 후순위 마필들은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메니피’의 내년 교배 회수를 70회 정도로 제한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교배로부터 임신 확인까지는 보통 16일이 걸린다.
올해 10세인 ‘메니피’는 현역 시절 11전 5승. 2착 4회로 173만달러의 수득상금을 기록했으며 99년 켄터키더비에는 최고 인기마였으나 목 차이로 준우승했다. 2006년에는 교배료 1만5000달러에 50두에게 임신시킨 경력을 갖고 있다. 주로 2세 후반부터 우수한 성적을 기록하는 단중거리형 자마를 배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