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미우리 이승엽(31)이 스프링캠프 첫날 훈련에서 5발의 대포를 쏘아올리며 홈런왕 등극을 위한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이승엽은 1일 일본 규슈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단과 함께 훈련을 시작했다. 바람이 부는 다소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2달 여동안 준비를 철저히 한 만큼 몸은 가벼워 보였다.
오전 9시 20분께 동료들과 함께 구장에 도착한 이승엽은 간단한 팀 미팅 후 외야로 나가 러닝과 스트레칭으로 가볍게 몸을 풀면서 일정을 시작했다.
체지방 비율 12%, 겨우내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업그레이드된 이승엽의 근육질 파워는 프리배팅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캠프 훈련 첫날이자 첫 야외에서의 프리배팅이기에 타격폼을 신경쓰면서 80%의 힘으로 스윙을 했지만 파워가 실린 공은 담장 밖으로 5개나 넘어갔다.
그 중에 하나는 우측 외야석 출입구 안으로 떨어지는 대형 홈런(130m), 빨랫줄처럼 넘어가는 홈런 타구도 나왔다. 첫 홈런은 번트 모션에서 스윙으로 바꾸는 버스터 동작에서 외야 담장을 넘겼다. 이를 지켜본 우치다 타격코치는 깜짝 놀라며 "스고이(훌륭하다)"를 외쳤다.
티배팅으로 간단히 감을 조율한 이승엽은 프리배팅에서 좌투수를 상대로 25개, 우투수를 상대로 22개 등 총 47개의 공을 쳤다. 사실 이날 훈련은 타격 밸런스 되찾기의 성격이 강했다. 타구에 상관없이 밀고 당기고 공이 날아오는 대로 툭툭 방망이를 갖다대는 모습에서 알 수 있다.
팀 공식 훈련에 앞서 지난달 26일부터 미야자키 캠프에서 훈련을 해온 주포 다카하시 요시노부·아베 신노스케 등이 질 좋은 타구를 펑펑 날렸지만 이승엽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듯 지난해와 다른 여유도 엿보였다.
이승엽은 "첫날이고 바람이 많이 불어 타구에 상관없이 타격 폼에 유념하고 방방이를 휘둘렀다. 열흘 정도면 베스트 컨디션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첫 훈련 성과에 대해 만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