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31·요미우리)이 2007 시즌 스프링캠프 첫날부터 '좌완 징크스'를 완전히 떨쳐낼 조짐을 보였다. 이에 따라 이번 정규시즌에 들어서도 지난해 못지않은 대활약이 예상된다.
이승엽은 2일 일본 미야자키 선마린 스타디움서 열린 캠프 훈련에서 첫 야외 프리배팅을 실시했다. 총 47개의 공을 쳤고, 이 가운데 5개가 홈런으로 연결됐는데 3개가 왼손 투수로부터 뽑아냈다.
펜스를 직접 맞힌 것도 3개나 됐다. 번트 모션을 취하다 스윙을 하는 버스트 동작으로 친 10개의 공을 제외하면 왼손 투수의 공을 총 15개의 공을 쳤는데 그 중 ⅓이 큼지막한 장타로 이어진 것이다.
반면 오른손 투수를 상대로 친 22개의 타구에서 펜스를 맞히는 공은 없었고, 홈런을 2개 기록했다. 사실 이날 프리배팅은 타격 폼과 밸런스에 신경 쓴 것이라 큰 의미는 없지만 왼손 투수를 상대로 잇달아 장타를 터트린 점은 눈여겨 볼 만하다.
왼손타자 이승엽은 일본 진출 초창기인 지바 롯데 시절 좌완 징크스에 시달렸다. 한국에서 좌투수 공을 못치는 편은 아니었지만 초반 부진이 그대로 이어지면서 더욱 도드라졌다.
보비 밸런타인 지바 롯데 감독은 이승엽이 30홈런을 치던 2005년에도 플래툰 시스템을 가동시켰다. 이승엽도 스스로 위축이 돼 결국 좌투수에 약한 타자라는 불명예가 붙어버렸다. 타율 2할6푼을 기록한 2005년 이승엽의 좌투수 상대 타율은 2할1푼6리(우투수 .273)에 불과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원인은 출전 기회 부족에 있었다. 이승엽은 요미우리 이적 첫해인 지난해 하라 다쓰노리 감독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풀타임 출장을 하며 타율 3할2푼3리를 기록했다.
이중 좌투수 상대 타율은 3할3푼8리로 오히려 시즌 타율보다 높았다. 홈런도 19개나 터트려 홈런 당 타수(11.52타수)는 우투수(22홈런·13.86타수)를 상회했다.
이승엽은 여세를 몰아 캠프 첫날부터 징크스가 끼어들 여지를 원천봉쇄시킨 것. 이승엽은 "좌투수가 특히 까다롭다고 생각지 않는다. 지바 롯데 시절은 기억 속에서 지우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고 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