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의 가장 빛나는 스타 가운데 한 명인 이천수는 K리그와 자신이 뛰고 있는 구단에 대해 존경심과 애착을 지니고 있는 것인가.
“프리미어리그 진출 적극 지원을 문서화하지 않을 경우 팀 훈련에 참가하지 않겠다. 6개월을 쉴 수도 있다”는 이천수의 폭탄선언은 상식과 기준을 벗어났다.
이천수는 울산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진출이라는 자신의 꿈을 가로막은 것처럼 발언했다.
하지만 울산에도 당당한 권리가 있다. 이천수와 2008년 말까지 계약을 맺었고 수당과 연봉을 합쳐 매년 무려 10억원이 넘는 몸값을 지불하고 있다.
울산에 이천수는 귀중한 자원인 동시에 수익을 창출하는 하나의 상품이다. 만성적인 적자 탈출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K리그 구단이 선수의 이익과 한국축구의 발전이라는 애매한 대의명분만을 위해 정당한 권리인 이적료 손해를 감수해 가며 저자세로 선수를 해외 구단에 넘겨야 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을 뿐더러 국부의 유출이기도 하다.
차제에 K리그에 대한 선수들의 자세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해외진출을 위해 K리그는 그렇게 간단히 포기해도 좋은 하찮은 리그인가.
많은 이들은 “많은 대표 선수들이 자신들에게 거액의 몸값을 주는 소속팀보다 대표팀에 더 큰 열정과 투지를 보인다”고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자신을 키워주고 품어주는 K리그를 해외 진출의 징검다리 정도로 생각하는 선수들이 많은 게 한국 축구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선수들 자신이 K리그를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 누가 K리그에 관심을 보이겠는가.
울산은 이미 이천수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이제 남은 문제는 이천수가 구단이 요구하는 적절한 이적료를 받을 만큼 K리그와 대표팀에서 멋진 활약을 펼치고 당당하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하는 일뿐이다.
이천수는 오는 14일 팀 훈련에 합류해야 한다. 울산 역시 이천수의 비합리적인 요구에 휘둘리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