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은 바다낚시 사계에서 연중 가장 애매한 시즌으로 우리 낚시꾼들을 곤혹스럽게 만드는 시기이다. 대상 어종의 불확실성. 연일 이어지는 일기 불순. 그리고 최저 수온 등 무엇 하나 편할 것이 없는 시기인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가만 있을 수 없으니 봄바다의 내음에 취해 보자고 찾아간 곳이 경상남도 진해이다. 벚꽃 축제로 워낙 유명세를 타는 지역이기도 하지만 우리 낚시꾼들에겐 봄 도다리의 낚시터로서도 그 이름값을 톡톡히 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추운 겨울과 이른 봄에 산란을 하는 도다리는 서서히 데워지는 해수온과 함께 내만권으로 찾아든다. 그 시기가 3월께이니 이쯤엔 남해안 전역에서 도다리 낚시가 시작된다. 특히 진해만은 전국 최고의 도다리 산란장으로 알려져 있으니 이 시기엔 많은 낚시꾼들이 진해만을 편한 마음으로 찾아올 수밖에 없는 곳이기도 하다. 채비래야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니 봄바다의 내음과 함께 조류에 몸을 태우다 보면 강태공의 풍류가 부럽지 않다. 또 입안 가득 젖어드는 도다리 즉석 회 맛은 찾아오길 잘했다는 마음이 절로 인다.
여러 번에 걸쳐 산란을 하는 도다리는 이빨이 있고 입이 크며 덩치가 큰 넙치(광어)와 달리 성어가 되어도 30㎝ 전후 크기이다. 조류가 은근히 흐르는 사질대(모래와 뻘로 형성된 지역)에 서식하는 어종으로서 치어 떼는 눈이 정상으로 자리하다가 조금씩 자라면서 오른쪽으로 심하게 치우쳐 낚시꾼들에겐 ‘좌광 우도’라는 말을 만들게도 했다. 양식이 불가능한 어종으로 아직은 낚시를 통해서만 대면할 수 있다. 갯바위 낚시보다는 선상 낚시를 통해서 낚시 형태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낚시 방법이란 참으로 손쉬웠다. 선박에 구비된 자세 채비로 잦은 고패질을 통해 손끝에 느껴지는 입질 감각을 통해 낚아 내는 방법과 2~3m 길이의 일반 릴대로 낚는 방법이 병행되는데 어느 쪽이든 조과에는 별 차이가 없었다.
눈여겨보니 현지인들은 고패질의 속도가 1초에 서너 번은 움직여대니 따라하기가 어렵고 웃음이 나왔지만 곧 익숙해졌다. 지루하지 않게 입질이 이어지는데 아직은 입질이 미약한 시기이라 요령이 필요했다. 두 바늘 편대 채비에 50호 봉돌을 사용하며. 각 바늘에 청갯지렁이 미끼를 끼우면서 바늘 끝만 살짝 가려 주는 정도가 헛챔질을 방지하는 방법이다. 수심은 10여m권을 유지하는데 선장이 오랜 경험으로 포인트를 찾아 주니 한 군데서 여러 마리가 배출된다. 물때와 조건에 따라 포인트 이동이 잦다.
오전 7시께에 출조한 낚시는 오후 2~3시께 철수한다. 한두 마리씩 낚다 보면 봄날의 햇볕이 금세 쓰러지는 느낌이 들어 아쉬운 마음이 들 정도이니 그저 하루가 즐거울 따름이다.
가벼운 차림으로 빈손으로 가도 되는데 현지에 낚시 장비가 구비되어 무료 대여가 된다. 혼자보단 여럿이 어울려 봄나들이 삼아 떠나 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심정이다. 전반적으로 처음 낚시 오신 분들도 20수 내외의 손맛을 볼 수 있을 것이고. 봄이 깊어 갈수록 씨알과 마릿수가 뛰어날 것이다.
가능하면 조류가 센 사리(음력 보름과 그믐) 물때를 피하는 것이 좋고 중간 물때(2~4물.10~13물)를 활용한다면 넉넉한 하루가 될 것이다. 이번 봄날엔 편한 차림과 간단한 채비로 진해만을 찾아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