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평창과 홍천을 가르는 계방산은 해발 1577m로 한라산·지리산·설악산·덕유산에 이에 남한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산이다. 서쪽에 자리한 운두령 또한 해발 1089m로 자동차로 넘는 고개 가운데 남한에서 가장 높다.
계방산은 정상 부근에서 서남쪽 노동리 방향으로 흐르는 계곡을 품고 있다. 계곡 끝자락에는 그림엽서에 나올 만큼 예쁜 로뎀나무펜션(www.rodemnamoo.co.kr)이 자리하고 있다.
■평창 유일의 청정 계곡 '노동계곡'
골이 깊고 물이 맑기로 유명하다. 청정 지역으로 꼽히는 평창에서도 흘러내리는 물을 바로 떠먹을 수 있는 유일한 계곡이기도 하다. 이처럼 깨끗한 물 속에는 금강모치·둑종개·진강도래와 함께 다른 계곡에서는 보기 드문 옆새우가 서식하고 있다.
산불 방지를 위해 한시적으로 폐쇄됐던 계방산 등산로는 16일 다시 열린다. 등산은 대부분 "구름도 쉬어 간다"는 운두령에서 시작된다. 정상과 표고차가 400m 남짓에 불과해 우리나라에서 몇 안되는 고산 등반 코스 중 하나로 사철 등반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계곡이 등반로를 따라 이어지기 때문에 내려오는 길에 산행에 지친 다리를 계곡물에 담그며 여유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철분과 탄산 함유량이 많아 위장병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진 방아다리약수나 신약수, 이승복기념관이 근처에 있어 돌아오는 길에 들러 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아주 특별한 휴식' 로뎀나무펜션
"처음에는 조용한 분위기에 반했고, 두 번째에는 깨끗함에 흠뻑 매료됐지요."
노동리는 속사에서 홍천으로 넘어가는 운두령 고갯길이 없다면 그야말로 심심산골이다. 이승복기념관을 지나 운두령 방향으로 약 3㎞쯤 오르면 계방산 등산로 입구가 나타난다.
길을 따라 오르면 약 40년 전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라고 절규하며 채 피우지도 못한 어린 생명을 내던진 이승복의 생가가 있다.
생가 못 미처 계곡 옆에 로뎀나무펜션이 다소곳이 들어서 있다. 2층 규모의 통나무로 지어진 두 동의 건물 가운데 한 동은 주인인 강교구(68)-문문자(62)씨 부부가 거처하는 숙소이고, 다른 한 동은 손님을 받는 객실동이다.
펜션에서 볼 수 있는 하늘은 그다지 넓지 않다. 북쪽으로는 계방산, 남쪽으로는 오대산이 가로막은 좁은 하늘을 5월 신록이 조금 더 가리기 때문이다. 다행히 들어오는 입구 방향은 조금 낮은 구릉 지대여서 시야를 터 준다. 그래도 갑갑한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오히려 조용한 분위기와 짙은 녹음이 뿜어내는 싱그러운 공기로 마음마저 상쾌해진다.
여름으로 접어든다는 입하가 열흘 전에 지났건만 이곳은 이제부터 봄의 향연이 시작된다. 지난주 벚꽃이 꽃잎을 떨궜고, 지금은 노란 민들레와 짙은 분홍빛의 금낭화가 손님을 맞는다. 이어 갖가지 야생화가 향기를 머금은 채 때를 기다리고 있다.
인심도 후하다. 숯불을 피워 주는 등 바비큐 장비는 모두 무료로 내준다. 게다가 상추 등 텃밭에 자라는 야채도 마음껏 먹을 수 있다. 물론 공짜다. 문씨는 "시골에서 이런 것까지 돈을 받는 것이 어색하죠. 그저 편하게 쉬다가 돌아갈 수 있는 것만으로 만족합니다"며 웃는다.
펜션은 15평형의 페밀리룸 1개와 10평형 커플룸 6개 등 7개의 객실이 있다. 요금은 패밀리룸이 11만원, 커플룸이 7만원(이상 주말 기준)이다. 033-333-1902.
■가는 길
영동고속국도 속사IC에서 나와 좌회전한 후 첫 삼거리에서 다시 좌회전, 운두령 방향으로 약 8㎞ 가면 된다. 이승복기념관에서는 약 3㎞. 계방산 등산로 이정표를 따라 오른쪽 샛길로 접어들어 약 800m 정도 더 가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