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만큼 그 평가가 극과 극을 달리는 작곡가도 없을 것이다. 이러한 오해는 영화 '아마데우스'에 기인한 바가 크다. 그의 적수 살리에르가 갖게 되는 경박한 천재 모차르트에 대한 인간적 질투와 분노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으리라.
영화의 많은 부분이 사실이 아닌 허구로 밝혀졌지만 아직도 그에 대한 편견은 여전하다. 그런 편견을 단숨에 불식시킬 전시회가 서울에서 열리고 있다.
그의 탄생부터 죽음까지를 일목요연하게 되짚어 볼 수 있는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전'이 그것이다.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 기념 행사로 기획되어 그의 탄생지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박물관에서 2006년 한 해 동안 개최됐던 행사가 그대로 한국에 상륙했다.
단순히 피아노나 악보 등 유물을 모아 놓은 그렇고 그런 전시회가 아니다. 그가 살았던 시대로 되돌아가 그의 가족과 친구와 애인과 즐겼던 춤과 노래들을 실감 나게 만나 볼 수 있도록 기획된 '시간 여행 프로그램'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당신도 모차르트' 코너다. 모차르트의 작곡법을 과학적으로 응용하여 만든 자동 작곡기가 설치돼 있어 관람객 누구나 모차르트풍의 작곡을 할 수 있다.
'로코코 문화체험' 코너에서는 당시의 의상을 직접 입고 미뉴에트에 맞춰 춤을 추고 모차르트가 즐겼다는 카드 게임·사격 놀이 등을 체험할 수 있다. 그가 "내 인생 최고의 곡"이라고 평가한 KV 452번(피아노와 목관을 위한 5중주곡)을 탄노이 스피커로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방도 마련돼 있다.
거장 브루노 발터는 모차르트 음악을 지휘할 때는 항상 연주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주문했다고 한다. "아름답게 눈물이 날 만큼 아름답게." 모차르트에서 시작하여 결국 모차르트로 돌아간다는 많은 음악가들의 말을 새삼 되새길 필요는 없다.
순도 100%. 너무 청징하여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다는 모차르트의 음악 세계에 한 번 푹 빠져 보자. 6월 21일~9월15일.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문의 02-2235-0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