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재기할 것이다."
삼성 양준혁(38)이 프로 입단 동기 이종범(37·KIA)에 대해 "분명히 재기할 것"이라며 밝은 전망을 내놓았다. 립서비스 차원이 아닌 자신의 경험을 비춰 볼 때 이종범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다.
양준혁은 "이종범처럼 프로야구 최고의 반열에 올랐던 선수가 한번에 무너지지는 않는다. 올 시즌은 힘들 수도 있겠지만 내년에는 반드시 재기해 예전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 배경으로 스피드와 어깨를 꼽았다. 양준혁은 "아직도 발과 어깨는 프로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그것만으로도 아직 더 버틸 수 있다. 방망이가 문제겠지만 결국 제 페이스를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종범은 올 시즌 극도의 부진으로 타율 1할8푼3리, 1홈런 11타점의 성적을 남기고 지난달 19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와 함께 은퇴설에 휩싸였고, 절치부심한 이종범은 11일부터 2군 경기를 뛰며 1군 재진입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양준혁은 자신의 경험을 비추어 이종범이 마음을 다잡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양준혁은 "나이가 먹어서 야구가 안될 때는 주변의 이런저런 말로 인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 마련이다. 나도 2002년과 2005년에 부진할 당시 '그만둘까'하는 생각도 했다. 2005년이 더욱 절박했다. 그러나 그 절박함을 이겨낸다면 달라진 나를 발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준혁은 2002년과 2005년 2할 중반대 타율로 떨어졌지만 이듬해 다시 3할 타율에 복귀하면서 현재 기록의 사나이로 거듭나고 있다.
양준혁과 이종범은 나란히 1993년 프로 데뷔한 거물 신인들로 서로 스타일은 조금 다르지만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간판타자로 성장했왔다.
올 시즌 극명한 대비를 이루고 있는 두 베테랑 선수이지만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에서 크게 다를 것이 없다는 게 양준혁의 생각이다. 그의 기대대로 이종범이 정상궤도에 다시 오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광주=정회훈 기자 [hoony@ilg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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