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군 '재간둥이' 정수근(30·롯데)이 끼와 실력으로 2007 프로야구 올스타전 MVP의 영광을 차지했다.
정수근은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07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7회 역전 투런홈런을 쏘아올렸다. 1-2로 뒤진 1사 1루에서 서군 투수 정민철(한화)의 직구(141㎞)를 끌어당겨 우측 펜스를 살짝 넘어가는 짜릿한 역전포(105m)를 터뜨렸다. 동군은 정수근의 홈런포 등 7회 4점을 몰아내며 역전에 성공했고 6-3으로 승리했다.
이날 동군 좌익수겸 9번타자로 출장한 정수근(4타수 1안타 1홈런 2타점)은 결정적인 홈런 한 방으로 기자단 투표(67표)에서 49표를 획득, 팀 동료 이대호(13표)·강민호(3표)와 서군 이택근(2표)을 제치고 '미스터 올스타'에 선정됐다. 2004년 MVP에 이은 개인 두 번째 수상, 롯데 선수로는 역대 10번째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정수근은 상금 1000만원과 트로피 및 삼성 PAVV 보르도 42인치 LCD TV 1대를 수상했다.
홈런을 친 후 1루와 3루 베이스에서 두 차례 손을 귀에다 갖다대고 환호성을 유도하는 세리머리를 펼친 정수근은 9회초가 끝난 후에는 1루 관중석 응원단상에 올라갔다. 정수근은 강민호와 함께 롯데 마스코트 의상을 입고 깜짝 응원을 펼쳐 관중들로부터 박수 세례를 받았다.
-두 번째 MVP 소감은.▲"팬들에게 감사한다. 많은 팬들이 와서 기적같은 홈런이 나올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안 좋은 일이 있었고, 성적도 안 좋아 마음고생이 심했는데 두 번째 MVP를 차지해 감회가 새롭다. 팬들이 '올스타 베스트 10'으로 뽑아줘 MVP가 가능했다. 앞으로 더 열성적인 모습으로 보답하겠다."
-홈런을 친 후 독특한 세리머니는.▲"어릴 때 많이 보던 WWF(프로레슬링)를 흉내낸 것이다. 준비한 것이 아니라 팬들의 응원에 즉흥적으로 나왔다."
-구질을 노렸나.▲"안타 하나도 없어서 역전 홈런 아니면 어떤 상도 타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홈런을 노리고 몸쪽 공만 기다렸다. 변화구 3개 연속으로 온 후 직구가 들어와 냅다 쳤다. 우연히 소 뒷다리에 밟힌 셈이다."
-9회 깜짝 응원은.▲"<흐린 기억 속의 그대> 에 맞춰 춤을 춘 것이다. 팬들에게 보답을 하기 위해 올스타전 아니면 단상에 올라갈 기회가 없어서 특별히 준비했다. 롯데 선수를 많이 뽑아준 데 대한 감사의 표시다."
-상금 1000만원은 어떻게. ▲"일단 부모님과 동생(정수성) 용돈을 주고 좋은 일에 사용하도록 구단과 상의하겠다."
부산=한용섭 기자 [orange@ilgan.co.kr]
▲ 롯데 출신 역대 올스타 MVP 연도 선수 성적
1982 김용희 타율 0.308(13타수 4안타) 3홈런 7타점
1984 김용희 타율 0.455(11타수 5안타) 1홈런 5타점
1989 허규옥 타율 0.333(3타수 1안타) 1홈런 1타점
1990 김민호 타율 0.500(4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
1991 김응국 타율 0.800(5타수 4안타) 1홈런 1타점
1998 박정태 타율 0.800(5타수 4안타) 0홈런 1타점
1999 박정태 타율 0.500(4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
2004 정수근 타율 0.600(5타수 3안타) 1도루 2타점
2005 이대호 타율 0.250(4타수 1안타) 1홈런 2타점
2007 정수근 타율 0.250(4타수 1안타) 1홈런 2타점
▷
동군, 올스타전서 4년 연속 웃었다 ▷
MVP 정수근 ``상 타기 위해 홈런 노렸다`` ▷
3년연속 올스타전 승리한 동군, 덕아웃도 화기애애 ▷
[올스타전 이모저모] 김동수 ''제가 나가면 뒤집어질지도 모릅니다'' ▷
사직구장, 올스타전 18년 만에 만원 관중흐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