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 서울과 FC 도쿄의 친선경기가 열린 20일 도쿄 국립경기장. 경기 종료 10분을 남겨놓고 히로야마 소타(22)가 투입돼자 도쿄 서포터스가 '히로야마 히로야마'가 끊임없이 반복되는 응원가를 부르며 흥분했다.
21일자 니칸스포츠는 '히로야마 불발'이라는 제목으로 한일 수도팀들의 0-0 무승부를 보도했다.
'일본판 박주영' 히로야마 소타에 대한 일본 축구팬의 애정은 이처럼 '한국판 히로야마' 박주영(22)에 대한 한국 팬들의 사랑과 닮은꼴이다.
비슷한 것은 이 뿐만이 아니다. 박주영과 동갑인 히로야마는 19세에 불과한 2004년에 아테네 올림픽 대표로 뽑힐 만큼 어린 나이에 일본의 대표할 스타로 떠올랐다.
'카이부츠(괴물)'이라는 수식어가 195cm의 장신 히로야마의 이름 앞에 붙었고 '일본 축구의 미래를 바꿀 대형 스트라이커가 등장했다'고 열도가 끓어올랐다.
박주영이 성인 대표팀에 발탁돼 한국 대표팀을 위기서 구해내며 2006 독일 월드컵 아시아지역예선 통과에 결정적 공을 세웠던 2005년에 히로야마는 네덜란드 세계청소년선수권을 마치고 네덜란드리그 헤라클라스에 입단, 유럽 무대에 발을 내딛었다.
하지만 두 선수의 빛나는 순간은 그 때가 절정이었다. 박주영은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세계의 벽을 실감하며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다. 히로야마는 네덜란드에서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2006년 일본 J리그 FC 도쿄로 복귀했다.
몸관리를 제대로 못해서 항간에는 100kg에 육박한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괴물은 몇 년서 '살찐 괴물'이 됐다.
박주영은 팀에서 확고한 주전 자리를 찾지 못하고 벤치의 설움을 겪었으며 히로야마 역시 감독으로부터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압박을 받아야 했다.
고교시절까지 절대 강자였던 이들은 성인이 되서야 진정한 경쟁에 맞딱뜨렸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극심한 성장통을 겪고 있다.
박주영은 올시즌 K리그에서 8경기 1골(컵대회 제외)을 기록중이며 85kg으로 몸무게를 줄였지만 아직도 토실토실한 히로야마는 J리그서 6경기 출장에 무득점이다.
슬럼프에 왼발등 부상까지 겹친 박주영은 내달 중순께 K리그에 복귀할 전망이다. 이미 FC 도쿄에서 후보로 밀린 히로야마는 올림픽 대표팀서의 활약을 발판으로 재기를 노리고 있다.
도쿄=이해준 기자 [hjlee@ilg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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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 서울, 도쿄와 득점없이 무승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