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북카페] 냉혹한 독재자 퍼거슨도 피는 따뜻하다
지난 20일 일간스포츠가 주최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초청 경기는 2002년 월드컵 한국-독일 준결승전 등에 이어 일곱 번째로 상암구장 6만 5000석을 꽉 채우며 화제를 뿌렸다.
국내외 축구팬들이 모두 열광하는 맨유의 마력을 창조한 알렉스 파거슨(66) 감독의 자서전이 나왔다. '알렉스 퍼거슨, 무한 인생 경영'(알렉스 퍼거슨 지음·홍승일 옮김·조윤커뮤니케이션·1만 8800원)은 명장 퍼거슨 감독의 유일한 자서전 '매니징 마이 라이프(Managing My Life)'의 한국어판이다.
그는 선수 시절 6회씩이나 퇴장당할 만큼 보복 폭행을 서슴지 않았다. 30대 초반 한때 술집을 운영하다 실패하고 대부업에 손을 대기도 했다. 선수들에게 그는 독재자로 군림했다. 태도가 글러 먹은 선수들은 그 누구라 해도 냉혹하게 내쫓았다. 천하의 베컴도 그 앞에서는 마찬가지 운명이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맨유에서 21년째 지휘봉을 잡고 있는 그라운드의 독재자요, 축구만 아는 일벌레일 것 같은 그도 따뜻한 피가 흐르는 인간이고 절절한 가족애를 지닌 인물임을 느낄 수 있다.
퍼거슨 감독의 출생 및 가족 이야기로 시작돼 맨유가 1999년 '트레블'(프레미어 리그·챔피언스리그·FA컵 3관왕)을 달성할 때까지 과정이 사진과 함께 스토리로 담겨 있다. 2000년 출간된 이 자서전은 영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베스트셀러가 됐다. 중앙일보 경제 부문 홍승일 기자가 번역했다.
●물소리 새소리
그림의 시인으로 불리는 재독 화가 노은님의 시화집이다. 지난 12일부터 서울 사간동 갤러리 현대에서 열리는 작품전에 맞춰 그림 76점과 시 71편을 묶어 펴냈다. 1982년 백남준·요셉 보이스 등 세기의 거장들과 '평화를 위한 전시회'등에 참가한 관록의 화가의 동심이 오롯히 담겨 있다. 나무와 숲. 1만 2000원.
●돌고지연가
이광수는 민족 반역자가 아니고 민족을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한 작가다? 한국 최고 문사요, 도쿄 2·8 독립선언서를 썼고, 상해 임시정부의 독립신문 책임을 맡았지만 친일로 변신했던 이광수. 그의 변신의 속내는 안창호를 비롯한 독립운동가를 살리기 위해서였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박영주 지음. 마야. 1만 1000원.
●거침없이 걸어라
배우·교수·문화 행정가·마라톤 마니아 등 다양한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유인촌씨는 최근 '걷기 전도사'로 불린다. 일본에 객원 연구원으로 간 그는 무려 8개월 동안 도쿄 시내를 하루 20㎞ 이상을 걸어 다녔다. 그리고 최근에는 해남에서 광화문까지 걸으며 걷기홀릭의 세계로 빠져든다. 유인촌 지음. 중앙북스. 9800원.
박명기 기자 [mkpark@ilg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