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바뀌면 제일 먼저 변하는 건 뭘까? 경기도 부천에 사는 '큰손' 엄마와 대구에 사는 '짠순이' 엄마가 서로 일주일간 집을 바꿔 '새엄마'가 됐다. 냉장고와 식탁이 그 변화의 첫발이었다. 뒤바뀐 가족 구성원들 간에 벌어진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엮어 봤다.
■홀쭉이 냉장고, 포식하다
"이게 어디 냉장고야?"
부천의 큰손 엄마 이상래씨는 대구의 짠순이 엄마 집 냉장고를 열어 보고 기겁했다. 텅 빈 냉장고라니 …. 썰렁하다 못해 마음까지 꽁꽁 얼 듯했다. 그래도 식탁엔 밥과 반찬이 푸짐해야 제맛인데! 그러려면 냉장고가 꽉꽉 차 있어야 하는건 기본 아니겠는가.
원래 부천 집에서는 점심 때 막내 준성이와 둘 뿐이어도 삼계탕 다섯 마리는 기본이었다. 사람 좋아하고 쾌활한 성격 덕분에 걸핏하면 동네 잔치를 열었다. 사람들과 함께 나눠 먹는 재미가 그만이었다. 어디 그뿐인가. 초등학생 아들과 수시로 즐기는 인터넷 쇼핑으로 사들이는 물건들 또한 만만치 않았다. 그렇다고 아껴야 한다는 생각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반찬 너무 많아요. 덜어 주세요." 짠순이 아이들의 성화에 정신이 번쩍 든다. '개미 눈물만큼도 안되는구만'이라고 생각했는데 …. 하지만 이건 시작이었다. 웬만큼 떨어진 운동화는 본드로 붙여서 신고, 헤진 쇼파는 꿰매야 하는 특명을 받았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그래도 큰손이 어찌 순식간에 쪼그라들겠는가? '알뜰한 것도 좋지만, 큰손의 장점을 보여 주마.' 다짐하고 푸짐하게 상을 차렸다. 그리고 이웃을 초청했다.
"이게 사람 사는 맛이지~."
■쫄쫄 굶던 돼지저금통, 신나다
"휴우~."
짠순이 엄마 임연신씨는 큰손 가족의 음식량에 한숨만 나온다. 결국에 썩고 버려질 텐데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는다. 아이들은 또 어떤가. 용돈을 펑펑 쓰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임씨의 집은 '낭비'라는 글자를 모르고 살았다. 초등학생 두 아이도 학교에서 소문난 저축왕이다. 돈을 아껴 쓰는 것은 기본이고 집안의 떨어진 옷과 신발은 발견 즉시 임씨의 노련한 솜씨로 뚝딱뚝딱 재생이 됐다. 음식 낭비를 막기 위해 밥상 위엔 반찬이 세 가지를 넘지 않았다.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지?' 알뜰살뜰 살아가기 위한 첫걸음으로 임씨는 저금통을 만들었다. "용돈 다 쓰지 말고 여기에 저금해." 입이 부루퉁해진 큰손집 막내. 그래도 성격이 밝은 아이라 금세 따라온다. 물론 습관을 하루아침에 바꾼다는 것이 쉽지 않지만.
덕분에 큰손 엄마 남편 박충걸씨는 날마다 늘어놓아야 했던 잔소리가 줄어 기분이 좋다.
새엄마와 함께한 일주일. 일상으로 돌아온 두 가족의 생활에 앞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지 궁금하다. 저금통이 무거워질는지, 냉장고가 숨 좀 돌릴지. "무조건 아끼는 것만이 최고인줄 알았죠. 그런데 이웃과 함께 음식을 나누며 친해질 수 있어 참 좋네요"라는 짠순이 엄마 남편의 고백이 두 가족의 생활의 변화를 예고한다.
중앙방송(대표 김문연) 케이블·위성TV Q채널의 자체 제작 프로그램인 '이브의 선택 5'/의 코너로 고정 방송되는 'Mom Swap 엄마를 바꿔라' 제4탄 '큰손 엄마 vs 짠순이 엄마'는 다음달 7일(화) 밤 9시부터 방송된다. 두 가정에서 펼쳐지는 엄마 바꾸기 이야기는 4주에 걸쳐 지켜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