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위권이 4강 다툼에서 2위 쟁탈전으로 바뀌어 가는 양상이다. SK를 추격하던 한화·두산이 후반기 들어 부진에 빠졌고 5할 승률 언저리의 LG와 삼성이 힘을 내고 있다.
2위 한화와 5위 삼성과의 승차는 단 한 경기. 선두 SK가 2위 그룹을 7.5경기 차이로 따돌리면서 4강에서 한 걸음 더 나간 2위 다툼이 치열해졌다.
▲부상에 우는 한화, 서머리그 최하위 두산 한화는 최근 삼성전 3연패-LG전 2연승-SK전 2연패로 널뛰기를 했다. 선발 문동환의 공백이 시즌 후반으로 가면서 마운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최근에는 타율 3할4푼·19홈런·66타점으로 맹활약중인 용병 타자 크루즈마저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선발 출장에서 제외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김태균마저 슬럼프를 탈피하지 못해 타선의 중량감이 뚝 떨어졌다. 김재박 LG 감독은 "우리가 2연패를 당했지만 투타에서 한화의 힘이 많이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두산은 최근 4연패를 당하는 등 서머리그에서 3승 6패로 최하위다. 에이스 리오스가 건재하지만 2선발 랜들 이하의 선발진이 뒤를 받쳐주지 못한 탓이다.
랜들은 전반기 막판 팔꿈치 통증으로 휴식을 취하고 복귀했지만 시즌 초반의 위력이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불펜의 김승회가 선발로 변신해 호투하고 있지만 타선의 지원이 없어 선발 3연패만 안았다. 선발진이 5~6회까지만 버텨줘야 반등의 여력이 생긴다.
▲방망이 앞세운 삼성, 호시탐탐 노리는 LG 삼성은 후반기 7승 2패로 상승세다. 4번타자 심정수가 화려한 부활로 선봉장에 나선 덕분이다.
심정수는 최근 6경기에서 3홈런 8타점을 몰아치면서 과거 헤라클레스의 위력을 되찾았다. 양준혁-심정수-박진만의 8개 구단 최고령 클린업 트리오가 공격력에서는 젊은 타자들에게 뒤지지 않는다.
이기는 경기만 확실하게 잡는 선동열 감독의 불펜 운영과 맞물려 승리 횟수가 늘고 있다.
LG는 5할 승률에서 꾸준히 머무르고 있다. LG 관계자는 "승수를 5할에서 1~3개까지 벌었다가 더 이상 치고 나가지 못한다"고 아쉬워했다.
후반기 영입된 용병 옥스프링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김재박 감독이 바라는 것은 불펜강화. 김 감독은 "불펜에 한 두 명이 잘해준다면 기회는 있다"고 말했다.
한용섭 기자 [orange@ilg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