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5학년 아들이 있습니다. 주말이 되면 수십 권의 만화책을 빌려 팬티 한 장 달랑 걸치고, 화장실이고 거실이고 가릴 것 없이 사방을 순회하며 정신없이 읽습니다.
등과 머리를 쓰다듬어 주지 않으면 혼자 잠자리에 들지도 않고, 가끔은 엄마의 잔소리에 반항하며 물건을 던지고 억지도 부리는 딱 초등학교 5학년짜리 아들, 제 남편입니다.
그래도 이제 제법 컸다고 엄마의 장바구니를 들어주기도 하고, 엄마가 아플 땐 머리에 손을 얹으며 걱정해 주고, 엄마가 속상할 땐 따뜻한 위로를 건넬 줄도 안답니다.
오빠 같고 아빠 같이 항상 기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오히려 내가 저 심술쟁이·억지쟁이에게 든든한 버팀목입니다. 진작 이렇게 생각해 버릴 걸 그랬습니다. 이렇게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는 것을. 진작 이렇게 봐 주고 살 걸 그랬습니다.
글·요리·사진=용동희
※위즈온 출간 <요리는 사랑이다> 중에서
■명품 롤이 따로 없다-흑미 호두롤
돌돌 말아먹는 음식의 장점은 먹기 싫어하는 재료도 은근슬쩍 먹일 수 있다는 것. 흑미를 꺼리는 아이들에게 흑미와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는 메뉴. 호두를 매콤하게 졸여 얹으면 롤이 낯선 어른들의 입맛에도 잘 맞는다.
■재료
밥 2공기, 흑미밥 ½공기, 호두 1C, 게맛살 4줄, 오이 ½개, 김 2장, 마요네즈·소금·후춧가루 조금씩, 새싹 조금
■배합초
식초 2T, 설탕 2T, 소금 조금, 레몬 ¼쪽, 다시마 1쪽
■호두 조림 양념
고추장 ½T, 케첩 1T, 설탕2t, 물엿 1T, 물 ¼C
(C=1컵, T=테이블스푼, t=티스푼)
■만드는 방법
1. 냄비에 분량의 배합초 재료를 넣고 끓인다.
2. 밥은 배합초를 넣어 잘 비비고, 호두는 뜨거운 물에 담궈 떫은맛을 우려낸다.
3. 호두에 호두 조림 양념을 넣어 졸인다.
4. 다진 게맛살은 마요네즈를 넣어 섞은 후 소금으로 간하고, 오이는 채 썬다.
5. 김을 ⅔로 자른 후 양쪽에는 흰밥을, 가운데에는 흑미밥을 올려 잘 편다.
6. 5를 뒤집어 오이·게맛살·호두조림을 넣어 돌돌 만다.
7. 흑미롤을 썰어서 담고 호두조림을 올려 장식한다.요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