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한화 류현진(20)이 후반기 뒤늦게 첫 승을 신고하면서 팀에 3위 복귀를 선물했다.
류현진은 9일 대전 KIA전에서 선발 6이닝을 던지며 최근 물오른 KIA 타선을 5피안타 4볼넷 1실점으로 막아냈다. 역시 '호랑이 천적'이었다.
류현진은 지난해 6월 23일 청주 경기 이후 KIA전 4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류현진의 호투 덕분에 한화는 5연패 후 3연승을 내달리며 9일 만에 3위로 뛰어올랐다.
개인적으로는 최근 부진을 깨끗이 씻어내는 뜻깊은 승리였다. 전반기를 10승으로 마감한 류현진은 이날 경기 전까지 후반기 3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만을 기록 중이었다.
삼성·SK·두산을 상대한 3경기에서 모두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하지 못하고 강판했다. 3경기 평균자책점은 무려 7.79. 주변에서 "힘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고, 김인식 한화 감독조차 "피로 누적으로 부상이 있지 않나 싶다"는 진단을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만만한' KIA는 컨디션 회복 상대로 제격이었다. 최고 구속 148㎞의 빠른 공에 커브·슬라이더·체인지업을 적절히 섞으며 호랑이 타선을 잠재웠다.
특히 서머리그에서 주가를 높이고 있는 복귀 해외파 최희섭을 승부에서 압도했다. 1회 2사 1·2루에서 내야 땅볼로 유도했고, 이현곤·장성호의 연속 안타로 1실점한 6회 무사 1루 위기의 3번째 승부에서는 체인지업을 던져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류현진은 이날 승리로 시즌 11승(6패·평균자책점 3.16)를 수확했다. 신인 첫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지난해 페이스만큼은 아니지만 토종 투수로서는 빼어난 기록이다.
김수경(10승·현대)을 밀어내고 토종 최다승(전체 3위) 투수가 됐으며, 평균자책점 역시 2점대 진입을 눈 앞에 뒀다. 부문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인 탈삼진도 7개를 보태 총 129개로 2위 리오스(108개·두산)와의 격차를 20개 이상으로 벌렸다. 리오스는 다승(14승)·평균자책점(1.78) 1위를 달리고 있다.
류현진은 "최근 투구 밸런스가 안 좋아 그동안 쉬었던 불펜 피칭을 몇 차례 했더니 좋아진 것같다. 초반에 제구가 잘 안돼 맞혀 잡는 피칭을 하다 보니 자신감이 붙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피로 누적이라고들 하는데 오히려 피칭 후 회복 속도는 지난 해보다 빠르다. 리오스가 트리플 크라운을 향해 던진다고 하지만 탈삼진 타이틀은 뺏기지 않을 것이며, 기회가 된다면 다승 타이틀도 노려보겠다"라고 호기롭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