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넌트레이스가 종착역을 향하면서 누구보다도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는 선수들이 있다. 올시즌 야심차게 도전했던 값진 기록들이 가물가물 멀어지는 선수들에 관한 이야기다.
양준혁(삼성)의 2000안타와 15년 연속 세자릿수 안타, 조웅천(SK)의 700경기 등판 등 목표를 달성한 경우가 있는 반면,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으로 아쉬움 속에 시즌을 마감해야 하는 선수들도 있다.
▲장성호 '아홉수 무섭네'통산 기록이야 내년에도 기회가 다시 찾아오지만 연속 시즌 관련 기록은 단 한 번의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KIA 장성호의 사상 최초 10년 연속 3할 타율은 개인 뿐 아니라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서도 두고 두고 아쉬운 기록으로 남을 전망이다.
장성호는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 연속 3할 타율을 때려내 종전 양준혁의 기록(1993∼2001년)과 타이를 이루었다. 장성호는 평소 "어떤 기록보다도 10년 연속 3할은 꼭 이루고 싶다"며 강한 애착을 나타냈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3할을 오르내리며 희망을 이어갔으나 최근 무릎 부상과 슬럼프가 겹치면서 타율이 2할8푼대(.286)로 추락, 기록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러나 남은 12경기에서 40타수 17안타(.425) 정도를 때린다면 극적으로 3할(400타수 120안타)에 턱걸이할 수도 있다.
▲송진우 '기록 행진 일단 정지'지난해 최초 200승을 돌파한 한화 송진우는 올시즌에도 여러 이정표들을 세우며 '기록의 사나이' 명성을 떨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팔꿈치 부상으로 뒤늦게 시즌을 시작한 데다 구위도 신통치 않아 선발이 아닌 중간 계투로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60명 남아 있던 최초 1만 2000명 타자 상대 기록만 달성했을 뿐, 36경기에서 25⅓이닝 21탈삼진에 머물러 역시 사상 처음인 3000이닝 투구와 2000탈삼진에는 각각 147⅔이닝과 38개를 남겨 놓았다.
▲이종범·전준호 '아, 옛날이여.'왕년의 대도(大盜)들도 세월의 무게를 절감했다. KIA 이종범은 통산 2번째 500도루에 18개가 남아 있었으나 올시즌 고작 3개를 보태는 데 그쳤다.
통산 최다 도루(532개)와 3루타 기록(95개)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현대 전준호는 시즌 11도루로 사상 첫 17년 연속 두자릿수 도루의 금자탑을 쌓았다. 그러나 6개 남겨 놓았던 사상 최초 3루타 100개는 올시즌 겨우 1개만을 추가해 기록 달성을 다음으로 미루었다.
그래도 희망은 살아 있다. 팀별 10경기씩 정도밖에 남아 있지 않지만 남은 페넌트레이스에서도 값진 기록 사냥은 계속될 전망이다.
▲전준호·김동수 ‘그래도 희망은 있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현대 전준호의 통산 최다 경기 출장 신기록. 지난해까지 1835경기에 나서 장종훈(전 한화·1950경기)에게 115경기 뒤졌던 전준호는 올시즌 109경기를 보태 기록을 1944경기로 늘렸다. 일정상 오는 20∼21일 수원 두산전에서 각각 타이와 신기록 달성이 예상된다.
단 한 개만 추가하면 홈런 이정표를 세우는 타자들도 줄을 서 있다. 현대 김동수는 통산 12번째 200홈런, 삼성 김한수와 KIA 심재학은 150홈런, 두산 홍성흔은 100홈런에 각각 1개씩만을 남겨 놓고 있다. KIA 장성호는 역대 2번째 10년 연속 20 2루타에 2개, 통산 3번째 2루타 300개에는 단 1개가 모자라 기록 달성 카운트 다운에 들어갔다.
신화섭 기자 [myth@ilg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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