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이 한가위 보름달처럼 크게 보였으면….'
모든 8개 구단 타자들이 바라는 한가위 소망이겠지만 KIA 장성호(30)·이현곤(27)의 경우는 특별하다. 프로 첫 10년 연속 3할 타율과 생애 첫 타이틀이 걸려 있기 때문.
상황은 그리 낙관적이지 못하다. 1998년 이후 프로 최초로 10년 연속 3할에 도전하는 장성호는 19일 현재 2할8푼3리(364타수 103안타)로 뒤처져 있고, 타율과 최다안타 선두 이현곤은 도전자들의 맹추격이 만만치 않다.
3할3푼4리(419타수 140안타)인 타율은 롯데 이대호(.332·481타수 130안타)에 2리차로 뒤쫓기고 있고, 최다안타 역시 두산 이종욱(136개)과 4개차에 불과하다.
잦은 우천 연기로 인해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한 게 못내 아쉽다. KIA는 9월 들어 20일까지 5경기밖에 치르지 못했다. 자연히 타격감이 오락가락할 수밖에 없는 노릇. 5일 만에 경기가 열린 18일 광주 삼성전에서 장성호와 이현곤은 나란히 4타수 무안타로 죽을 쒔다.
다행히 KIA는 22일부터 10월 1일까지 9경기가 연속으로 예정돼 있다. 이동일인 24일 하루만 쉴 뿐 10일 동나 2연전과 7연전을 연달아 펼친다. 23일 한화전부터 28일 현대전까지 추석 연휴 기간 홈 5경기가 잡혀 있는 것도 호재. 둘에겐 최후의 승부수를 걸어볼 수 있는 찬스다.
사실상 팀이 최하위가 확정된 마당에 장성호와 이현곤은 KIA에 마지막 남은 자존심이나 다름없다. 둘이 복스럽고 둥그런 보름달 아래서 화끈한 방망이로 팬들의 시름을 달래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회훈 기자 [hoony@ilgan.co.kr]